창고/시각
120422 두개의 선
담음
2012. 4. 22. 21:36
* 영화 보기 전에 카페에서 끄적임
(K 시험을 보고 나와서 시험장에서 만난 선배와 그 여자친구와 점심을 먹고)
제도권에 편입되기에 나는 너무 어리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무너져내려야 할 것 같다. 나이를 먹는 것이 겁난다. 그러면서도 빨리 나이 들고 싶다. 그건 아마 '이대로' 나이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일 거다. 죽은 이야기가 아닌 살아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 영화 보고 지하철에서
패배했건 아니건, 이 영화의 '결말'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었다. 어디까지가 사회가 원하는 것이고 어디까지가 내가 원하는 것인지 감독이 치열하게 고민했음을 느꼈다. 눈물이 자꾸 났던건 나도 거기에 있다는 자각이었다. 비단 결혼이 아닌 다른 일이라 해도, '제멋대로' 살고 싶은 것과 보편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난 매일 고민한다. 나도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겠다. 목이 메어오는 아픔을 아무리 많이 느끼게 되더라도 그건 상관 없다. 마음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포기와 투쟁 사이에는 정말 큰 간극이 존재하는 거니까. 마지막 상영일에나마 이 영화를 본 게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면서 개청춘이 보고싶단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감독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가장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은 삶으로 말하는 것이다. 나도 홀로서는 연습을 해야겠다. 잊고 있던 독립투쟁을 재개할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