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문자

앤드류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담음 2013. 7. 23. 21:10

레이철은 맨발로 그 다리의 널판들을 가로지르는 경주를 좋아했다. 널판은 60센티미터 정도 간격으로 고르게 놓여 있었다. 보름달이 뜰 때는 쉬웠다. 발을 디디는 곳이 보였으니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밤에는 칠흑처럼 어두웠고, 그러면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발을 디뎌야 했다. 한마디로 믿음이 필요했다. 믿음과 타이밍. 미끄러졌다 하면,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났다 하면 발이 널판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가 정강이뼈가 뚝 하고 부러질지도 몰랐고, 까딱 잘못하다가는, 만약 재수가 없어서 발이 쑥 빠져버리는 날에는 10미터 아래 강물 속으로 추락할 수도 있었다. 어리고 자신감이 넘쳤던 우리는 물론 한번도 미끄러지거나 빠지거나 비틀거려본 적이 없었다. 머릿속으로 리듬을 타면서 머릿속으로 리듬을 타면서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 요령이었다. 그렇지만 말했듯이, 정작 중요한 점은 믿음, 나무 널판이 내가 발을 디디는 그곳에 있을 것이라는 맹목에 가까운 믿음이었다. 그리고 널판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


Rachel liked to have barefooted races across the planks of the bridge. The planks were evenly spaced, about two feet apart from each other. With a full moon it was easy, you could see where you were stepping, but other nights it would be pitch black and you would have to do it blind. It came down to faith. That and timing. If you slipped once, if your timing was just slightly off, your foot would slide into an empty space and you might snap a shin bone, or even worse, if you were unfortunate and slipped through, you might fall thirty feet into the water. And of course we were young and confident and so we never once slipped, or fell, or even stumbled. The trick was always to get a rhythm in your head and to concentrate on it. But like I said, it mainly came down to faith, an almost blind trust that the wooden plank would be right there when you put your foot down. And it always w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