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문자
140128 소리연대
담음
2014. 1. 28. 15:05
"체호프의 모든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자꾸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이 넘어지는 건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도 불행하고 다른 이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형제나 가까운 지인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머나먼 타국 흑인들, 중국의 막노동자, 먼 우랄에 사는 노동자의 아픔을 이웃이나 아내가 겪는 불행보다 더 쓰라린 도덕적 고통으로 느끼는 사람이다. 이들은 꿈꿀 수 있었지만 지배는 못했다. 이들은 기회를 놓쳤고, 만들지도 못할 나라를 설계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새웠지만 열정과 불같은 자기희생, 순수한 영혼, 도덕적 고귀함으로 가득 찬 사람이 언젠가는 살았고 지금도 무자비하고 추악한 러시아의 어딘가에 살고 있을 거라는 사실 자체가 좀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약속이다. 훌륭한 자연의 법칙 중 가장 훌륭한 것이 약자 생존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 나보코프
올리고 보니 오늘이 체호프의 생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