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0615 외식의 품격과 최강록

담음 2014. 6. 15. 15:37

http://ch.yes24.com/Article/View/25459


"7평 정도의 점포에서 하루 종일 무슨 요리를 했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예, 하루 종일 수비드를 했습니다. 고기뿐 아니라 어패류, 채소까지 들어오는 재료의 80퍼센트는 수비드를 이용해 반찬으로 만들었습니다. 고기 종류와 부위별로 가열온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테스트를 해야 했습니다. 몇천만원을 들여 수비드 기구를 구비하고 일본에서 특수비닐을 사오기도 했지요. 월세 내는 날이 빨리 다가온다는 걸 느끼게 해준 건 아마 이 수비드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사실 수비드로 요리계에서 혁신의 한 획을 긋고 싶었으나, 제 인생에서 아픔의 한 획을 긋고 끝났습니다. 아예 ‘수비드반찬전문점’이라고 간판을 내걸어볼걸 그랬습니다." - 최강록, 요리덕후.





덕후는 이런 사람을 덕후라고 하는 거다. 마셰코 보면서 느낀 건 이런 인간도 있는 사회에서 나 같은 헐랭이덜랭이는 승산이 없다! 물론 이런 덕후도 (시장에서는) 승산이 없다. -.- 왜... 망했을까요...


최강록이 어리버리한 덕후라면 


반면에 요즘 읽고 있는 에세이인 [외식의 품격]에서는 자신이 하는 일에 한없이 까다롭고 주변 사람들의 짜증을 적잖이 유발할 것 같은 아저씨를 만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기준이 없는 게 문제다. 피자와 파스타로 돌아가보자. 전자의 근원은 빵이다. 반죽 맛으로 먹는 음식이고, 실제로 그렇게 즐긴다. 파스타는 또 어떤가. 현지에서는 ‘면맛으로 먹는 음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소스는 면을 가리지 않는 정도로 조금만 더하는 게 맞다. 그래서 평가는 때로 아주 간단하다. 토핑이 넘쳐나는 피자, 소스가 흥건한 파스타는 잘못 만든 음식이다. 원칙을 따르지 않았으니 당연히 맛이 없고, 사실 먹을 필요조차 없다." - 외식의 품격 / 이용재


피곤하지만, 읽다보면 '짜증'을 부리는 이유와 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에 납득이 잘 간다. 여튼, [외식의 품격]도 꽤 재밌다. 같이 산 [18세기의 맛]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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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로 마스터셰프코리아 시즌 3은 재미도 전 시즌에 비해서 떨어지고 연출도 너무 과하다. 그래도 애정을 가지고 언젠가 봐야지... 요즘 나의 밥메이트는 무한도전 초기 에피소드. 


새로 뭘 보는 건 굉장히 힘들고 에너지를 요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