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140715 무한 / 존 배로 / 키스 자렛
담음
2014. 7. 15. 23:49
하늘이 캄캄한 것은 우주가 몹시 늙었고, 아주 크고, 따라서 거의 비어 있기 때문이다.
*
게오르크 칸토어는 다섯명의 형제와 함께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며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좋은 사립학교에 다녔다. 게오르크는 재능이 많았다. 그는 친척들처럼 음악가나 미술가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십대 시절에 점점 더 수학, 물리학, 천문학에 빠져들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공부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적극 후원했고 운명에 대한 종교적인 믿음을 아들의 영혼에 확고하게 심어주었다.
(그의 스승이었던) 크로네커에 따르면 무한집합에 관한 모든 논의는 불법과 다름없다. 왜냐하면 그 논의는 무한집합이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크로네커는 수학을 자연수에서 유한한 단계를 거쳐 도출되는 것들만으로 이루어진 체계로 정의하고자 했다. 그가 어느 연설에서 진술한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은 그 목표를 표현한다. "신은 자연수를 창조했고, 그 밖의 모든 것은 인간의 작품이다." (...) 크로네커는 어떤 것을 구성하는 방법을 명시적으로 기술할 수 없으면 그것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단계적인 구성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존재의 필연성을 이야기하는 증명들을 허용하지 않았다. 요컨대 크로네커는 대부분의 수학자들이 믿는 것보다 더 좁은 수학을 믿었다.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 / 존 배로
요즘은 문학보다도 낭만적인 건 물리학이란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정말 소설보다도 더 문학적이고 흥미롭다! "하늘이 캄캄한 것은 우주가 몹시 늙었고, 아주 크고, 따라서 거의 비어 있기 때문이다."라니! 사실을 말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낭만적일 수 있다. 천체물리를 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분명 이 물질 세계의 비밀을 아는 기분일 거야...
John D. Barrow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리과학 교수이자 밀레니엄 수학 프로젝트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주론과 천체물리학에 관한 17권의 책과 320편이 넘는 논문을 쓴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저술가다. 영국 왕립협회의 회원이면서 케임브리지 클레어홀칼리지의 부총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왕립글래스고철학협회에서 수여하는 켈빈 메달과 마이클 패러데이 상을 수상했다. 물리학, 천문학, 수학 등 과학의 전반적인 양상을 역사적, 철학적, 문학적으로 분야를 넘나들며 탐구한 그의 책들은 전 세계 28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과학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무영진공》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 《우주의 기원》 《수학, 천상의 학문》 등이 있다. 지은이는 연극 〈무한(Infinities)〉을 집필하여 상을 받기도 했다.
연극을 집필하는 수학자라니 이렇게 멋질 수가! 앤드류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 나오는 교수가 꼭 이런 사람이 아닐까. 한국어로 번역된 책은 절판된 무영진공을 제외하고 다섯권이다.
케임브리지에서 재직하고 있다니 궁금해서 찾아보니 생각보다는 덜 지적으로 생겼지만, 여튼 강의가 있어서 링크.
강의 자체가 재밌는진 모르겠지만...
(무려) 코페르니쿠스 페스티벌에서 열린 55분짜리 강의.
*
휴가를 크게 질렀다. 역시 이런 건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어... 일단 빼도박도 못하게 만들어버리고 시작해야 하는 일이다. 여튼 스페인이라니! 나도 드디어 구라파 대륙을 밟아보누나. 아하하하하. 벌써부터 헤밍웨이(;)와 카탈로냐 찬가와 가우디와 빌바오와 등등등등을 읽고 가겠다는 의욕(만) 넘치는데... 그것보다 여행 계획이나 잘 짜서 가면 다행이겠다. 포르투갈도 정말 가보고 싶은데 여유가 될까. -_ㅜ 포르투는 정말 지상낙원이라던데...
*
아까 까페에서 흐르던 음악이 너무 좋아서 찾아보니 이 음반이었다. 겨우 지난달에 나온...
공교롭게도 더블베이스 연주자인 Charlie Haden은 나흘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좋은 ECM 음반을 찾을 때마다 뭔가 뿌듯한 이 느낌 뭐지? ㅎ_ㅎ
*
그리고 키스 자렛의 쾰른 콘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