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앞자리가 12다. 난 2012년이 참 마음에 든다. 왜냐면 바흐의 하프시코드와 The National로 시작했으니까. 음악이 귀에 들어온다는 건 좋은 신호다. About Today 더 내셔널의 EP Cherry Tree 수록곡. 가슴을 두드린다. 오랜만에, 음악을 듣고 울 뻔했다.
하프시코드는 정말 아름다운 악기다. 피아노에 밀려났기에, 단점이 있기에 더 아름다운 것 같아. 어젯밤에 하프시코드에 꽂혀서 열심히 듣고 있었는데 아침에 Warrior 사운드 트랙이라고 보내준 About Today 듣고 가슴이 두근두근.
작년에 발견한 음악은 역시 얄개들이겠지? 연애시대 OST도 좋았지만 얄개들은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마음이 피폐할 때는 음악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좋은 음악을 들어도 좋은 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제 생각할 때는 작년 상반기에 놀았다고 썼는데, 생각해보니까 인턴하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았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도 그냥 회사 가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너무너무 하기 싫어서 회사에서 몰래 울기도 하고 그랬는데ㅋ 그래도 덕분에 나는 회사를 다닐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 야매 단체에서도 견딜 수 없다면 다른 건 오죽하겠어. 그 때는 정말 내가 인턴을 하기로 한 건 엄청난 실수였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그 때 논 게 지금은 다행이다 싶다. 그 때 쓴 일기를 찾아봐야겠다. '뉴욕'에 있으면서도 그렇게 불행했으니, 어디에 있느냐는 정말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더 이상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지도 꽤 되었다. 더 이상 장소의 변화가 나의 변화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아니, 변화라기보다 발전. 물론, 여기가 아니라면 다를 것들이 몇 가지 있지만.
미시사가 재밌다. At home: a short history of private life. 예전에 흘려듣고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얘기하다가 나와서 보기 시작했다. 저번에 거금을 주고 산 도시와 인간도 읽어야 하는데 보려면 팔이 덜덜덜... 킨들을 산 건 정말 훌륭한 선택이었어
저번에 MQ 사람들 만났을 때 무지하게 반가웠다. 집에 가면서도 흐뭇했고. 반면 다른 모임에 갔을 때는 그저 그랬다. 그래서 돌아오면서 참 힘이 빠졌다. (시간이야 많지만ㅋㅋ) 시간내서 만났는데 별로 감흥이 없었기에. 하지만 뭔가 다른 것의 단면을 본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