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202 사이비, 트레인스포팅, 마셰코2, 헝거게임












'순진한 놈이 제일 무섭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세상에 대해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은 단순하지 않고,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믿음은 중요하지만 믿음은 회의를 동반했을 때만이 위험하지 않다. 


아주 영리하게 짜여진 플롯이다. 현상을 보고 플롯을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맹목적인 믿음의 위험성?-을 말하기 위해 겹겹이 층을 쌓고 대표성을 지닌 인물을 동원해서 영리하게 이야기를 직조해냈다는 느낌. 덕분에 거침없이 돌진하는 서사의 에너지는 대폭발. 세련된 맛은 없지만.


여튼 올해 본 한국 영화 중에 가장 좋았다. 연상호 짱!







Choose life. Choose a job. Choose a career. Choose a family. Choose a fucking big television, Choose washing machines, cars, compact disc players, and electrical tin can openers. Choose good health, low cholesterol and dental insurance. Choose fixed-interest mortgage repayments. Choose a starter home. Choose your friends. Choose leisure wear and matching luggage. Choose a three piece suit on hire purchase in a range of fucking fabrics. Choose DIY and wondering who the fuck you are on a Sunday morning. Choose sitting on that couch watching mind-numbing spirit-crushing game shows, stuffing fucking junk food into your mouth. Choose rotting away at the end of it all, pissing your last in a miserable home, nothing more than an embarrassment to the selfish, fucked-up brats you have spawned to replace yourself. Choose your future. Choose life . . . But why would I want to do a thing like that? I chose not to choose life: I chose something else. And the reasons? There are no reasons. Who needs reasons when you've got heroin?


프항항 겁나 신난다. 이 영화는 내 머릿속에서 왠지 Requiem for a dream이랑 짝지어져 있어서 (아 생각해보니 둘 다 마약 얘기기도 하고. 레퀴엠 처음 봤을 때 H언니가 트레인스포팅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H언니도 참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너무 암울할 줄 알고 계속 안 봤는데. 신남 신남ㅋ 사랑스럽다. "Who needs reasons when you've got heroin?"


"추스 아 카릐어"

"아 리틀 빗 크레이지, 어 리틀 빗 바아드! 브아이, 돈 어스 갈스 저슷 러브 닷"


스코티쉬 액센트는 정말 사랑스러워어어어. 말이 넘 재밌음 ㅋㅋㅋ 스코틀랜드를 꽤나 오래 여행했는데도 Haggis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스코틀랜드는 여름에도 춥고, 사람들은 대개 코가 빨갛다. 스코틀랜드는 해기스와 위스키가 짱이제! 프헝









마셰코2 정주행 이틀 만에 완료.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내가 이래서 새 TV쇼를 안 보는 건데.


서바이벌 프로그램/케이블 쇼는 웬만하면 안 보려고 했는데 사실 지상파 예능보다 훨씬 덜 유치하고 어떤 면에서는 진보적이기도 하다. 뻔하디 뻔한 '예의 바른' 지상파 예능들보다 거침없이 19금을 표방하는 마녀사냥이나(사실 요즘은 수위가 너무 낮음. 저렇게 섹드립 잘하는 멤버들을 데려다놓고 아깝지도 않냐 jtbc...) 이미 TV 엔터테인먼트의 모국에서 검증된 포맷을 가져온 서바이벌 프로가 더 재밌는 건 당연하다. 


요즘 마녀사냥도 재밌게 보고 있지만 거참 무려 한국의 '마스터 셰프'를 뽑는 프로그램에 프리메이드 토마토소스 PPL을 쏟아붓는 CJ E&M이나 종편인 jtbc나 찝찝하기는 마찬가지. 


케이블도 없고 tv도 없어서 다행이지 집에 케이블 티비가 있었으면 난 아마 올리브 채널과 온스타일의 무한반복에서 빠져나오질 못했겠지. -_- (응답하라나 막돼먹은 영애씨는 한번도 시도해본 적은 없는데 재밌으면 또 '봐야 하는' 프로가 하나 더 늘기 때문에 안 보려고... 난 역시 참 금욕적이야 ^^^^)


마침 한겨레21에 알맞은 기사가 있어서 링크. 한겨레21에 오랜만에 재밌는 기사다.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35853.html


"광폭의 리버럴리즘을 구현하는 실력자들"이란 말이 참 알맞다 ㅋㅋ 














헝거게임 스틸샷은 참 사진만 떼놓고 보면 엄하다... 음청나게 유치해보이고 ㅠㅠ 난 1편 2편 둘 다 정말 재밌게 봤는데 초큼 유치한들 그게 뭐 어떠리. 완전 내 취향임ㅋㅋㅋㅋ 빨리 혁명을 일으키자고!!! 캣니스!!! 할리우드 짱짱맨ㅋㅋㅋ


누가 트위터에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랑 제니퍼 로렌스랑 투샷에서 서로 '당신이 연기 좀 한다며?'라는 표정이랬나 뭐 그랬는데 여튼 되게 웃겼ㅇㅁ... 여튼 호프만은 참 훌륭한 배운데 얼굴이 내가 너무 싫어하는 얼굴이다. 돼지상에 항상 거짓말을 말하고 있는 듯한 얼굴이야. ㅠ 내가 그래서 다우트에서도 당신을 절대 믿지 않았지 ㅋㅋㅋㅋ


엔딩 크레딧에 노래가 좋길래 샤잠해봤더니 콜드 플레이 옵하들... 훌륭하다 훌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