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301

3월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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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쓰는 일기는 일종의 답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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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를 생각하다>를 계속 조금씩 읽고 있다. 곰선배가 빌려준 <돈가스의 탄생>이나 <규슈의 맛, ...> 도 보고 싶지만 일단 <포크>가 너무 재밌어서. 김명남 번역가의 번역도 좋고, 비 윌슨의 유머나 세심함도 정말 즐겁다. 요즘 제일 부러운 사람. 


그런데 편집이 참 맘에 안 든다. 성의없이 아무데나 띡 던져놓은 일러스트는 당최 이게 뭔지 캡션도 없는데다 몰입을 방해하기까지 한다. 흥. 제목도 'Consider the fork'를 '포크를 생각하다'로 직역하기보다는 차라리 부제인 식탁의 역사를 본제로 올리거나, 표지도 너무 안 예쁘고. 외국 일러스트는 예쁘기만 하더만... 하지만 이런저런 점에서, 어쩔 수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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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가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슬퍼졌다. 자괴감도 느껴졌고, 혹시 곧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이다. 일단, 모르는 척할까. 많은 일들을 모르는 척하고 있다.


일단 3월은 즐거울 거야.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데이트다 데이트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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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에서 엘리 비젤과 프리모 레비를 같이 이야기한 부분이 내내 머리에 남아 있다.


어제도 생각했지만, 내가 읽는 것들을 나와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내게 중요한 것들을 써내겠다는 의지를 가진 친구, 그리고 그것이 삶의 목표라는 말을 듣고는 머리가 딩-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왜 이런 걸 읽고 쓰고 있지? 라는 질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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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는 송고작업은 때로는 지루하지만 별로 관심이 없는 분야라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한국과의 공통점을 본다는 면에서도. 정말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패권과의 싸움? 그나저나 어제까지 다 했어야 하는데 한참 남았고, 다음 주에 팟캐스트 준비를 시작하면 더 할 시간이 없을 텐데, 수요일에는 무조건 다 끝내야지. 오늘 좀 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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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있어. 주말에 집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H가 선물해준 이탈리아 직구(!) 커피와 생일선물로 받은 모카포트로 주말에도 카페인을 복용할 수 있게 되었다. 으헤- 아주 성공적인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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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메리칸 허슬 본 얘기를 안 써뒀군요. 


데이빗 O. 러셀이 캐릭터를 처리하는 방식이 너무 부드러웠다. 윤리적인 질문을 회피하는 해피엔딩. 

스코시즈가 주인공을 처리한 방식이 더 용감했다고 생각한다.


이명호 on Atonement http://www.nabeeya.net/nabee/view.html?cat1=53&cat2=130&type=serial&loc=%EC%97%B0%EC%9E%AC&simple=0&cidx=5814


자, 샤워를 하고 일을 잠깐 하고 노예 12년을 보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