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319 박은지 부대표

조금 늦은 추모.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집에 온 토요일이었다.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오랜만에 즐겁고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고 동네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약간 피곤한 마음에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누워 뒹굴대면서 휴대폰을 열었고, 박은지 부대표의 사망 소식을 읽었다. 모르는 이였지만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그녀의 삶이 눈앞에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의 고요하고 적막했던 집 안의 공기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타임라인은 잠깐 소란했을 뿐 금방 평소의 씨니컬함과 유희를 되찾았고, 당원 게시판의 조회수는 대부분은 몇백, 많아봤자 3천에 그친다. 몇주 전의 일이지만 버스에서 멍하니 있을 때, 소란스럽게 대단한 척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온라인을 들여다볼 때, 문득문득 머릿속에 그녀의 이름이 스친다. 유령 당원에 사이비 당원 주제에 꼴랑 몇푼 안 되는 당비가 아깝다고 생각하고 있던 내가 부끄럽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66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