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12 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창고/문자 2010. 12. 12. 18:51
하얀 스킨이 땡겼는데 오 마침 예쁘다아아 하얗다.
대신 사이드바가 없어서 플리커 스트림이 날라갔지만... 일단은. 너무 예쁘니까 +_+
짧게 쓰면 화면이 안 이쁘니까 길게 쓰고 싶지만 나는 부족하니까 남의 말 뒤에 숨자.
읽고 읽고 다시 읽어도 가슴에 사무치는 글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늘 몰락한 자들에 매료되곤 했다. 생의 어느 고비에서 한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은 참혹하게 아름다웠다. 왜 그랬을까. 그들은 그저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전부인 하나를 지키기 위해 그 하나를 제외한 전부를 포기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텅 빈 채로 가득 차 있었고 몰락 이후 그들의 표정은 숭고했다. 나를 뒤흔드는 작품들은 절정의 순간에 바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표정들은 왜 중요한가. 몰락은 패배이지만 선택은 패배가 아니다. 세계는 그들을 파괴하지만 그들이 지키려 한 그 하나는 파괴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면서 이긴다. 성공을 찬미하는 세계는 그들의 몰락을 이해하지 못한다.
(.....)
문학이란 무엇인가. 몰락의 에티카다. 온 세계가 성공을 말할 때 문학은 몰락을 선택한 자들을 내세워 삶을 바꿔야 한다고 세계는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문학이 이런 것이라서 그토록 아껴왔거니와, 시정의 의론(議論)들이 아무리 흉흉해도 나는 문학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나에게 비평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아름답게 말하는 일이다.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할 때 나는 절박하다. 부조리하고 이기적이며 무책임한 사람이다. 많은 상처를 주었고 적은 상처를 받았다. 이 불균형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을 위해, 오로지 나의 삶을 나의 글로 덮어버리기 위해 썼다. 문학이 아니었으면 정처없었을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혐오하면서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이것이다. 나는 문학을 사랑한다. 문학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어쩔 수가 없다.
-신형철,『몰락의 에티카』
대신 사이드바가 없어서 플리커 스트림이 날라갔지만... 일단은. 너무 예쁘니까 +_+
짧게 쓰면 화면이 안 이쁘니까 길게 쓰고 싶지만 나는 부족하니까 남의 말 뒤에 숨자.
읽고 읽고 다시 읽어도 가슴에 사무치는 글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늘 몰락한 자들에 매료되곤 했다. 생의 어느 고비에서 한순간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은 참혹하게 아름다웠다. 왜 그랬을까. 그들은 그저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전부인 하나를 지키기 위해 그 하나를 제외한 전부를 포기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텅 빈 채로 가득 차 있었고 몰락 이후 그들의 표정은 숭고했다. 나를 뒤흔드는 작품들은 절정의 순간에 바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표정들은 왜 중요한가. 몰락은 패배이지만 선택은 패배가 아니다. 세계는 그들을 파괴하지만 그들이 지키려 한 그 하나는 파괴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면서 이긴다. 성공을 찬미하는 세계는 그들의 몰락을 이해하지 못한다.
(.....)
문학이란 무엇인가. 몰락의 에티카다. 온 세계가 성공을 말할 때 문학은 몰락을 선택한 자들을 내세워 삶을 바꿔야 한다고 세계는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문학이 이런 것이라서 그토록 아껴왔거니와, 시정의 의론(議論)들이 아무리 흉흉해도 나는 문학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나에게 비평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아름답게 말하는 일이다.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할 때 나는 절박하다. 부조리하고 이기적이며 무책임한 사람이다. 많은 상처를 주었고 적은 상처를 받았다. 이 불균형 덕분에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을 위해, 오로지 나의 삶을 나의 글로 덮어버리기 위해 썼다. 문학이 아니었으면 정처없었을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혐오하면서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이것이다. 나는 문학을 사랑한다. 문학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어쩔 수가 없다.
-신형철,『몰락의 에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