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해당되는 글 67건

  1. 2014.03.01 140301
  2. 2014.02.14 140214 패션붑
  3. 2014.02.12 140213
  4. 2014.02.10 140210 Boeuf Bourguignon
  5. 2014.02.04 140204 The Last Play at Shea / Hoffman
  6. 2014.02.03 140203 끄응
  7. 2014.01.18 141017 Homo Investus
  8. 2014.01.14 140114 Did you miss me? 2
  9. 2014.01.09 140109 과테말라 안티구아
  10. 2014.01.07 140107 에그녹

140301

3월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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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쓰는 일기는 일종의 답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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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를 생각하다>를 계속 조금씩 읽고 있다. 곰선배가 빌려준 <돈가스의 탄생>이나 <규슈의 맛, ...> 도 보고 싶지만 일단 <포크>가 너무 재밌어서. 김명남 번역가의 번역도 좋고, 비 윌슨의 유머나 세심함도 정말 즐겁다. 요즘 제일 부러운 사람. 


그런데 편집이 참 맘에 안 든다. 성의없이 아무데나 띡 던져놓은 일러스트는 당최 이게 뭔지 캡션도 없는데다 몰입을 방해하기까지 한다. 흥. 제목도 'Consider the fork'를 '포크를 생각하다'로 직역하기보다는 차라리 부제인 식탁의 역사를 본제로 올리거나, 표지도 너무 안 예쁘고. 외국 일러스트는 예쁘기만 하더만... 하지만 이런저런 점에서, 어쩔 수 없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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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가 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슬퍼졌다. 자괴감도 느껴졌고, 혹시 곧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들어 스멀스멀 올라오는 생각이다. 일단, 모르는 척할까. 많은 일들을 모르는 척하고 있다.


일단 3월은 즐거울 거야.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데이트다 데이트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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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에서 엘리 비젤과 프리모 레비를 같이 이야기한 부분이 내내 머리에 남아 있다.


어제도 생각했지만, 내가 읽는 것들을 나와 연결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내게 중요한 것들을 써내겠다는 의지를 가진 친구, 그리고 그것이 삶의 목표라는 말을 듣고는 머리가 딩-했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왜 이런 걸 읽고 쓰고 있지? 라는 질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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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는 송고작업은 때로는 지루하지만 별로 관심이 없는 분야라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다. 한국과의 공통점을 본다는 면에서도. 정말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패권과의 싸움? 그나저나 어제까지 다 했어야 하는데 한참 남았고, 다음 주에 팟캐스트 준비를 시작하면 더 할 시간이 없을 텐데, 수요일에는 무조건 다 끝내야지. 오늘 좀 일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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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있어. 주말에 집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H가 선물해준 이탈리아 직구(!) 커피와 생일선물로 받은 모카포트로 주말에도 카페인을 복용할 수 있게 되었다. 으헤- 아주 성공적인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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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메리칸 허슬 본 얘기를 안 써뒀군요. 


데이빗 O. 러셀이 캐릭터를 처리하는 방식이 너무 부드러웠다. 윤리적인 질문을 회피하는 해피엔딩. 

스코시즈가 주인공을 처리한 방식이 더 용감했다고 생각한다.


이명호 on Atonement http://www.nabeeya.net/nabee/view.html?cat1=53&cat2=130&type=serial&loc=%EC%97%B0%EC%9E%AC&simple=0&cidx=5814


자, 샤워를 하고 일을 잠깐 하고 노예 12년을 보러 가야지. 

140214 패션붑


며칠 전부터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곳: 

우리나라에서 패션을 가지고 이 정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못 본 거 같다. 

박세진이라는 사람인데 http://fashionboop.com/ 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패션과 페미니즘

http://www.fashionboop.com/471


힙스터처럼 입는 법

http://www.fashionboop.com/337


대체 무엇에 화를 내고 있는가

http://fashionboop.com/726


제대로 지면만 있으면 재밌는 얘기가 나올 거 같은데!

140213


예전 블로그가 공개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어제야 알게 됐다; 아이쿠 창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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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 아이폰을 사게 되긴 했는데;
싼 가격에 혹해서... 

좋지 않은 구매인 것 같다. 지금 핸드폰도 멀쩡하고... 
무엇보다 새 아이폰은 용량이 너무 작다. 취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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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기 시대에 황금 인생을 바라는가
는 별로 좋은 비유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이동진은 항상 비유가 좀 구려 ㅋㅋ)

그 문장이 담은 내용은 머리에 계속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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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안 다니니까 주중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 
여튼 3월에는 C도 오고, 2월에는 사람도 좀 안 만나고 지내야지.
요 근래 왜 이렇게 바빴지? 읽던 책들이 다 여기저기 내팽개쳐져 있다;



이번 주 씨네21의 호프먼 기사가 좋았고,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75876
김혜리의 영화일기의 'The Wolf of the Wall Street"에 관련한 글이 재밌었다
신형철의 <로렌스 애니웨이>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에 대한 것도. 
최근에는 박권일의 강신주 비평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9930 이 인상 깊었고
문강형준의 평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623145.html 은 짜증났다.

내게 최근의 강신주가 불편한 지점은
그가 '힐링'을 해서도 아니고 인문학을 '팔아먹어서'도 아니다
솔직히 강신주 현상이 불편하다기보다는(사람들이 강신주를 더 많이 읽는 게 뭐가 나쁜가?)
강신주의 말들이 불편한 건데 그건 그의 '돌직구'라는 스타일
그러니까 자기가 하는 말이 틀릴 수 있다는 일말의 의심도 없는 그 확신! 

"강한 자아는 악의와 소외로 가득찬 자본주의 세계에서 인간성을 지킬 수 있는 자아를 의미한다. 거대한 악에 저항하는 작은 개인의 숭고성! 바로 이런 이유에서 강한 자아는 필연적으로 멜랑콜리한 주체가 된다. (...) 다시 말해서 어떻게 인간의 존엄(dignity)을 지키며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다. 강신주의 인문학이란 내가 보기엔 바로 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전부 수렴된다. (...)

솔직히 강신주 말 듣고 힐링이 되나? 힐링보다는 '그래! 내가 강해져야지'라고 마음 먹는 자기계발에 더 가깝지 않은가

"강신주는 '나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하는 게 아니며 멘토도 아니'라고 말해왔다. "나를 멘토로 생각하고 강의를 들으러오면 나한테 욕 듣는다. 내가 해주는 건 네 고민은 별거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뭔가 고민이 있으면 억지로 어렵게 만들고 그걸 고민하는 척 한다."(<더 뮤지컬> 2013년 5월호) 문제는 멘토 스스로가 자신이 멘토가 아니라고 부인해도 사람들이 그를 계속 멘토라고 생각하고, 그의 효용이 떨어지면 또 다른 멘토를 찾아 떠날 것이라는 점이다. 강신주가 멘토냐 아니냐는 전혀 중요한 사실이 아니다. 끝없이 멘토를 욕망하는 사회야말로 숙고의 대상이며 그런 욕망에 의문을 제기하는 게 바로 인문정신이다. 강신주 스스로가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뭔가 '다른 것'으로 포장하고 구별짓는 일은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는 비난할 일이 아니겠다. 그러나 철학자라면 그런 자신의 '구별하고자 하는 욕망'에게도 정직한, 혹은 풍자적인 돌직구를 날려야 하지 않을까."  


살면서 딱히 남 신세 지고 살지 않았다면 자신의 능력에 감탄하기보단 자족할 환경이 따라준 행운에 감사하고, 딱히 양심에 어긋나는 일 없이 산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의 인격에 감탄하기보단 그런 윤리적 딜레마가 생기지 않을 수 있던 행운에 감사해야 한다.


140210 Boeuf Bourguignon


Julie and Julia를 보고 멋 모르고 도전했던 부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레시피가 올라와서 적어놓는다 http://blog.naver.com/lesclaypool/100205130876


언젠가 만들었었는데, 엄청 맛없었던 기억만 난다. 

무려 마트에서 산 싸구려 pre-made 소스와 오븐으로 만들었긴 했지만. 


아! 그곳은 뉴캐슬의 반지하 기숙사였는데, 우리의 소음 때문에 곤란했을 인도인 룸메이트가 기억난다.

심지어 남의 집에 얹혀 살면서 fire alarm까지 울렸던 기억이 난다.

통풍이 잘 안 돼서 아침에 베이컨만 구워도 경보가 울렸다. 


여튼 이건 어디 가서 먹어보고 맛있으면 만들어봐야지.

사실 와인의 풍미를 넣은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줄리앤줄리아에서 메릴 스트립이 'Boeuf Bourguignon'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일 뿐. 




이 영화에서 에이미 아담스는 정말 언제 봐도 사랑스럽다. 흥. 



그리고 이것이 진짜 줄리아 차일드! the woman who wears pearls in the kitchen! 



줄리아 차일드의 Mastering the Art of French Cooking을 사보고 싶긴 한데, 

사실 프랑스 요리에는 큰 관심이 없어서... 그래도 요리책의 고전 아닌가!

표지도 참 고전적으로 예쁘다








잠을 너무 조금 잤더니 희한하게 힘이 솟는다. 각성 상태... 아 피곤해. 


주말에 일에 대한 '모종의' 깨달음을 얻었다. 일하자!ㅎㅎ

140204 The Last Play at Shea / Hoffman





Shea Stadium, Billy Joel and the New York M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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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 Seymour Hoffman


"I got to remember to not kill myself, not beat myself up, not get too worked up about it. There will be another film, there will be another relationship, or I'll die and then I'll be dead."


http://www.theguardian.com/film/filmblog/2014/feb/02/philip-seymour-hoffman-death-interview?CMP=fb_us

부고 기사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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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못생겼다고 싫어하긴 했지만, 이제 못 본다니 거짓말만 같다. 

140203 끄응




언능 머리를 길러야지. 단발머리하고 싶다! 단발머리도 하고 염색도 하고 파마도 하리라. 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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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허무하다. 어차피 일을 돕는 것도 아니고 시골 집에는 앉아 있을 구석도 없어서 어디 구석에 박혀서 노상 틀어져 있는 티비나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수밖에... 애들도 마찬가지겠지. 올해는 처음으로 트위터에서나 보던 연봉 어택을 당했으며 잉간들은 왜 이렇게 술을 마셔대며 왜 이렇게 남의 사생활에 관심이 지대하신가... 핸드폰 보지 말라고... 내년부터는 기필코 탈출하겠다...고 생각했다가도 그나마 가서 얼굴 비치는 거 뭐 어렵다고 싶기도 하고. 이번 추석에는 안 갈 방도를 찾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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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의욕이 진폭이 매우 좁은 싸인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의욕이 10분을 지속하지 못하는군 ㅋㅋㅋㅋ

141017 Homo Investus




트레일러는 좀 별로지만. 여튼!


The Wolf of Wall Street


역시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이 돈 버는 것... 올해 오스카 남우주연상은 디카프리오가 가져간다고 자신있게 말해봅니다 ㅋㅋㅋ 12 Years a Slave를 아직 못 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해가 갈수록 스콜세지와 극강의 궁합을 자랑하는 디카프리오가 가져가겠다. 작품상은 아마 이변이 없으면 Gravity겠지(나는 정말 반댈세!)


무려 어제 발표된 따끈따끈한 아카데미 후보작들을 살펴보면
http://www.imdb.com/oscars/nominations/
매년 그렇지만 올해는 유독 국내 개봉한 작품이 적은 것 같다; 
미국에서도 방금 개봉한 Her이나 알렉산더 페인의(!) Nebraska는 한국 개봉일정도 안 잡혀 있다. ㅠ 
12 Years a Slave도 개봉 일정이 2월로 늦은 편이고... American Hustle도 마찬가지

여튼 나는 디카프리오가 타길 간절히 바람ㅋㅋㅋ 며칠 전에 골든글로브는 탔다고 하고,
당연히 아카데미도 수상경력이 있을 줄 알았는데 여태 후보에만 오르고 수상이 없다. 
그나마 후보도 2007년 블러드 다이아몬드가 마지막. ㅜㅜ 유난히 아카데미에서 외면을 받는 느낌적 느낌...

여우주연상은 산드라 블럭이 타면 난 정말 화가 날 것 같다...
후보가 메릴 스트립, 주디 덴치 등 쟁쟁하지만 케이트 블란쳇이 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에이미 아담스 응원하고 싶지만 영화를 못 봐서! 그리고 아직 오스카를 받기엔 조금 이르지 않은가. ㅋㅋ

조나 힐과 매튜 맥커너히는 계속 할리우드에서 상승세를 치고 있는 것 같다.
조나 힐은 머니볼에서 빵! 떴지만 조금 틀에 박힌 것 같은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다;
머니볼 이후에 크게 주목할 만한 활동이 없기도 하고. 
반면 맥커너히는 조용하지만 섹시하게(응?) 매직 마이크와 머드에 이어 쭈욱 상승세!
울프 오브 월스트릿에서도 아주 초반에 인상 깊은 또라이 연기를 ㅋㅋㅋㅋ 

영화는 신났지만...
스콜세지 아저씨도 히치콕의 이 명언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The length of a film should be directly related to the endurance of the human bladder."
- Alfred Hitchcock




하여간!


이 난삽하고 테스토스테론으로 가득 찬 월스트리트의 망나니들은 때로는 거의 유인원에 가까워 보이는데(그리고 그를 연상케 하기 위한 여러가지 장치가 곳곳에 뻔히 보인다), 또 그걸 보니 이 동물의 왕국이 그냥 인간 사회지 싶기도 하고. 돈, 마약, 섹스!


집에 오면서 사두고 책꽂이에만 놔둔 <호모 인베스투스: 투자하는 인간, 신자유주의와 월스트리트의 인류학>을 보려고 맘 먹고 왔는데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이 영화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영화가 금융시장에 대한 제어가 미진했던 80년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이 주식 브로커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거친 늑대의 면모를 보여준다(호모 인베스투스보다는 호모 갬블루스?). 책에서는 조금 더 세련되고 cunning 해진 '늑대'들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조금 기대. 다만 500면이 넘는 이 분량은 너무 부담스럽수다...


여튼 신나게 보다가 영화가 너무 길어서 체력이 모두 소진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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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실제로 조나단 벨포트의 회고록 The Wolf of Wall Street과 Catching the Wolf of Wall Street에 기반한 것이고, 벨포트는 실제로 동기부여 강사로 활동하며 캘리포니아에서 자알- 살고 있다. 약혼도 했다고 함. 여기(http://nymag.com/news/features/jordan-belfort-2013-12/)서 사진도 볼 수 있음. 결국 감옥도 22개월밖에 안 살았음. 62년생인데, 생전에 무려 스콜세지가 자기 인생을 영화로 만들고 디카프리오가 자신을 연기하다니. 역시 기왕 나쁜 놈이 될 거면 월드 클라스 사기꾼이 되어야 한다...는 뻘생각이;



140114 Did you miss me?



사람은 타인의 불행은커녕 행복조차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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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하고 덜렁대는 나는 편집자로서는 실격인 것 같다. 마감 때만 되면 느끼는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는가' 하는 자학. '재교 때 하자' '삼교 때 하자' 하고 일을 미루면 절대로 안 된다. 귀찮은 수작업일수록 미리미리 해야 함("미뤄봤자 내가 한다"). 하지만 돈만 내면 화성에도 갈 수 있는 세상에 인디자인에서 색인 자동작업이 안 된다는 것이나(아마 기능이 있더라도 어떠한 불편함이 있어서 쓰지 않는 거겠지만) 각주 일련번호들이 자동으로 정렬되지 않으며 하나를 삭제할 때마다 수동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크흑.


이렇게 시간이 없어서 후달릴수록 페이스북에 더 자주 들어가고 이미 아침에 다 본 웹툰에 괜히 들어간다. 그거라도 안 하면 스트레스가 펑펑... 그러나 더 시간이 없어지고 더 후달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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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자에게 내 의견을 설득력 있게 피력하는 방법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내 말을 들어도 별로 믿음이 안 가는걸... 


*



셜록 303 

어제 이것만 보고 일하려다가 너무 재밌어서 다시 돌려보느라 시간이 그냥 아주 뭐;

오프닝 나오기 전에는 다른 거 잘못 다운받은 줄 알았다; 퀄리티 보소

301 302에서는 팬서비스 느낌이 있어서(모팻 아저씨 2년 동안 팬픽 열독하셨쎄여?)

조금 짜증났는데(이놈의 팬덤이 결국 드라마를 망치는구나) 303에서 포텐 터짐

시즌 3이 전반적으로 셜록을 너무 humanize한다는 느낌이 있어서 섭섭했는데 

301 302는 303을 위한 발판에 불과했다!

너무 신나서 어깨춤이 절로 나오더군. 

301 302에서 메리 캐릭터가 참 맘에 들었는데 303에서 더 사랑하게 되었음ㅋㅋㅋ 

군데군데 TV스러운 부분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좋다. 

카메라 워크도 참 훌륭하다

모리아티가 돌아오는구나 우리 귀요미 모리아티 쨔응

Did you mis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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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을 좀 치우고 나니까 살 것 같다

그러나 그저 공을 상대방 코트로 넘겨놓은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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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스트레스를 요리로 풀었다! 참으로 건강하도다.

어젯밤에 불려놓은 병아리콩을 가지고 뭘 할까 생각하다가


1. 칙피 수프

2. 모로칸 칙피 수프


중에 두번째를 택했다. 모로칸 음식은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고 사실 내가 만든 건 엄밀히 말하자면 토마토 칙피 수프라고 해야 맞겠다. 토마토 수프는 뭐가 들었든 맛이 있다. 


모로칸 음식에 들어가는 향신료들은 아무것도 안 들었으니... 

모로코 음식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것들은 죄다 굉장히 맛있어 보이는데

나는 향신료를 조금 가리는 편이니 모로코 음식점에 한번 가봐야겠다.


모로칸 칙피 수프 레시피는 

http://www.foodnetwork.com/recipes/dave-lieberman/moroccan-spiced-chickpea-soup-recipe/index.html

에서 내 입맛에 안 맞거나 없는 향신료는 죄다 빼고 요리했다. 

이 레시피 저 레시피 쭉 읽어보고 대충 머릿속에서 조합해서 요리를 하는 편이라

항상 뭔가를 빼먹거나 특이한 걸 넣어버리곤 하는데

오늘은 누가 사과를 넣는 걸 보고 냉장고에서 장기숙성되고 있던 사과를 넣어버렸다.

근데 벌써 반솥 가까이 먹었는데 사과를 먹은 기억이 없다...


모로코 Shaksouka라는 음식도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다

언젠가 거리의 레스토랑에서 이 메뉴를 언뜻 보고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다음날 그 레스토랑을 그 거리에서 아무리 찾아도 없었던 기억이 있다.

아니 그래서 그게 결국에 먹었나 못 먹었나...

그게 브루클린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린포인트 쪽이었는지; 기억이 안 남.




이런 것을 먹으면서 셜록 303을 복습하고 건강한 저녁을 먹었다고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치킨을 사오기로 했다. 양념치킨 기다리는 중...


앗 계단을 올라오는 치킨 발소리가 들린다

140109 과테말라 안티구아



사람을 시험하는 사람, 재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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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다시 마시는 김에 핸드드립을 시작했다.

딱히 핸드드립이 더 맛있다기보다는

아침에 탕비실에서 원두를 갈고 커피를 내리면서 멍 때리는 시간이 좋아서.


지금 마시는 원두는 과테말라 SHB Antigua

신 맛이 적은 걸로 달라고 했더니 과테말라를 줬다.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과테말라 인구의 1/4이 커피산업에 종사한다고 한다. 수출품의 30%가 커피.

Antigua 원두는 과테말라 도시의 이름을 딴 것으로 "커피나무가 화산 폭발에서 나온 질소를 흡수하여 연기가 타는 듯한 향을 가진 스모크 커피(Smoke Coffee)의 대명사"라고 한다.

재배 고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데, 해발 600m 이하의 GW(Good Washed)부터 해발 1400m 이상의 SHB(Strictly Hard Bean)까지 나뉜다. 


"알맞은 산도와 달콤한 맛, 풍부한 바디, 생동감 있는 아로마"라는데,

하여간 맛있다. -.,-


인구의 1/4이 커피산업에 종사한다니, 내가 과테말라 사람이면 커피는 쳐다보기도 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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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요리 블로그 http://blog.naver.com/lesclaypool/

와 모 선배의 블로그를 보고 영감을 얻어 내가 먹고 마시는 것들에 대해서 최소한의 지식을 가져보려고 하고 있다. 


저 요리 블로그를 매일 아침 보는 것이 내 즐거움이다. 

담백하고 과장되지 않은 글과 식재료와 요리에 대한 지식을 간단히 써주고,

네이버 파워블로그 스타일 dslr 사진이나 이모티콘을 남발하지 않는 게 매력적이다. 

정말 자기만족을 위한 요리와 블로그 같음.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고

다양한 요리와 식재료를 꾸준히 올려줘서 좋다. 

뭐가 없을 땐 뭘로 대체하면 된다든지, 

이 재료를 먼저 조리해놓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랄지, 

커리의 역사랄지, 

보다보면 빨려드는 담백한 마력의 블로그임. 

허세가 없다.


주변에 요리하는 사람이 잘 없어서 이 블로그를 전파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울 뿐.

다만 도대체 어떻게 저 많은 음식을 다 먹는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


그런 의미에서 식생활에 대한 책을 보려고 하는데

<포크의 역사>라는 책을 저번달에 샀고, 

<술꾼의 품격>은 아직 배송이 오지 않았고

지금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Uncommon Grounds)와 <커피의 역사> 사이에 고민 중.

영문 제목이 재밌다. Uncommon Grounds


*


제목안 때문에 돌겠다. 



140107 에그녹




에그녹을 만들어보고 싶다. 예전 글을 뒤지다 보니까 영화나 책에 나오는 음식을 먹어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겠다는 게 있어서 갑자기 ㅋㅋㅋㅋ 한번도 먹어본 적 없지만 밀크셰이크처럼 달콤하고 폭신할 것 같은 에그녹(사실은 레시피를 보니 매우 느끼할 것 같음). 크리스마스는 이미 예전에 지났지만!


레시피에 따르면 일단 필요한 것은

계란 노른자, 우유, 크림, 설탕, 바닐라 엑스트랙트, 넛맥, 시나몬, 브랜디


브랜디는 브랜디와인(brandywine)의 줄임말이고 네덜란드어로 '불에 태운 와인'을 뜻하는 'brandewijn'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포도주를 증류한 술이라는 말씀. 프랑스 꼬냑과 보르도의 남동쪽 지방인 아르마냐크 지방, 그리고 대부분의 포도주 산지에서 브랜디가 제조된다고 한다. '꼬냑'이 바로 브랜디인데, 꼬냑 지방에서 나는 브랜디가 품질이 가장 좋기 때문에 동의어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증류한 직후에는 투명하지만 원래는 떡갈나무통에 넣어 4~50년 정도 숙성시키면 색이 갈색으로 변하는데, 숙성기간이 너무 길어 요즘은 캐러멜로 착색을 시킨다고. 


라고 찾아보고 레시피를 마저 읽었더니 술은 브랜디, 럼, 버번, 셰리주 뭐든지 되는 듯. 


에그녹을 처음 접한 것은 Sleepless in Seattle에 보면 애니(멕 라이언)가 월터(빌 풀만)네 집을 방문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구글질을 해보니 While you were sleeping이었다. 크리스마스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이지! 여튼 그때부터 나에게 "크리스마스=에그녹"이라는 공식이 입력됐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마셔본 적은 없고...


프랑스에서는 lait de pouls라고 한다는데 '암탉의 우유'라는 의미라고(거 참 멋없군;). 커스터드형 에그녹은 아이스크림 베이스로도 쓰이고 커피와 차에 곁들이기도 한단다. 영국의 posset(http://en.wikipedia.org/wiki/Posset)이 발전한 음료가 바로 에그녹이다. Posset은 와인이나 에일과 커드로 굳힌 따뜻한 우유인 것 같은데 음료보다는 무스 형태에 가깝단다. 중세에서 19세기까지 인기를 끈 음료라고 한다. 우유를 끓인 다음 와인이나 에일을 넣으면 우유가 응고하는데, 거기에 향신료를 넣어서 완성한다. 독감 치료제로 쓰였다고. 서양에서는 따뜻한 술을 약으로 많이 쓴 것 같다. 한국에서는 보통 대추나 생강 등을 달여 먹지 술을 마시는 법은 잘 없는 것 같은데(소주에 고춧가루 뿌려먹는 정도는 있지만 전통적인 민간요법이라기엔)... 여튼 영국은 우유를 이용한 디저트-대표적으로 커스터드나 트라이플-가 발달한 것 같다.


아이쿠; 여튼 에그녹의 어원은 'noggin'이라는 중세 영어 단어인데, 술을 대접하던 작은 나무 국자-컵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영국에서는 에그플립(Egg Flip)이라고도 불렸다(두 믹스처를 섞을 때 빠르게 저어야(flip) 하므로).


놀랍게도 영국에서는 상류층에서 주로 마시는 음료였다고 하는데, 우유, 계란, 거기에 브랜디나 셰리주와 같은 고급술(이기 때문이라고 추정되는데)을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우유나 계란이 있으면 식생활에 쓰는 것이 좀더 하층민의 삶에 적합할 터!)


에그녹은 18세기에 대서양을 건너 영국 식민지, 대표적으로 미국에 전파되었다. 유럽이 산지인 브랜디나 와인은 높은 관세가 매겨졌기 때문에 캐리비안의 풍부한 사탕수수를 이용한 럼이 강력한 대체재로 등장하였다(이것이 삼각무역!). 신대륙에서는 유제품이 풍부했던 터라 값싼 럼이 결합한 에그녹은 미국에서 대중적인 술이 되었다. 하지만 독립전쟁 후 럼의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미국인들은 위스키로, 국내에서 구하기 좋은 버번으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1826년에는 '에그녹 난동riot' 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 크리스마스 근처에 대량의 위스키를 밀반입한 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에그녹을 잔뜩 마신 사관생들이 난동을 부린 일도 있다고 한다. 제퍼슨 데이비스 미 대통령도 여기에 참여했... 아, 나 근무시간에 뭐하는 짓이지;


에그녹 위키피디아를 거의 전부 번역하고 말았다. 


하여간 그냥 술 들어간 밀크셰이크일 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적 느낌.

그러면 일단 술을 구비한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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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결국 퇴근을 못하고 잔업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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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감(美感)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 미감은 정말 전체적인 사회의 affluence에 비례하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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