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해당되는 글 67건

  1. 2014.01.06 140106 Wagner - Tannhauser 1
  2. 2013.12.29 131229 연말 알코올 행진
  3. 2013.12.16 131216 크엉
  4. 2013.12.09 131209
  5. 2013.12.03 131202 사이비, 트레인스포팅, 마셰코2, 헝거게임
  6. 2013.11.30 131130
  7. 2013.11.26 131126 ECM, 라이언 맥긴리
  8. 2013.11.11 131110 요리 일기?
  9. 2013.11.07 131107 일기
  10. 2013.10.29 131029 마감, 소비에 대한 태도 1

140106 Wagner - Tannhauser





읽어야 하는 글을 까먹고 있다가 부서회의 바로 전에야 읽기 시작했는데, 

이리 저리 또 검색하다보니 이 글을 쓴 사람이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20907181327


해서 탄호이저를 들으면서 글을 읽자니 거참 안 어울리는구먼. 


여튼 나는 바그너가 좋다. 불가항력적이고 압도적인, 

바그너 오페라 공연을 정말 보고 싶다. 

9월에 정명훈과 바그너 연주가 있는데, 

벌써부터 C석과 B석은 매진이다. 대기를 걸어놨으니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자리가 안 날 경우를 대비해서 A석을 사둬야 하나 고민 중. 끙.


오늘 아침에 읽으면서 온 글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555/mag_id/75406


"문제는 ‘집’을 지키는 것이다. <테이크 쉘터>가 house를 지켜야 home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머드>의 경우는 home을 지켜야 house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home을 지키기 위해서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지켜야 한다. 결국 문제는 사랑이다."


이런 귀여운 해석이나.


"그에게 침투했다가 빠져나간 독은 무엇인가. 소년은 이제 사랑에 대한 판타지(독)에서 벗어난 것일 터다. 어떤 감정의 순수한 원형 혹은 완벽한 전형이 존재한다는 생각이야말로 판타지의 핵심이다. 판타지는 현실을 혐오하게 만든다. 사랑의 판타지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사랑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들이 마음에 남았다. 

131229 연말 알코올 행진

*


한해를 마무리하는 주를 온통 알코올로 보내고 있다. 주초에는 선배들과 술을 마셨고,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아주 조용하게 칩거하며 지냈다. 목요일에는 회사 송년회, 금요일에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와인을 마셨고, 어제는 총파업에 갔다가 결국 또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청하를 10병+ 마시고 오늘 대낮에는 빈대떡에 막걸리를 한잔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목요일에 있었던 회사 송년회는 뜻밖에도 매우 즐거웠다. 나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단순히 술을 진탕 마시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도 퍽이나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술값을 신경 쓰지 않고) 폭탄주를 마구 제조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매일 딱딱하게만 보던 사람들이 술에 취해서 온갖 난동을 부리는 걸 지켜보는 것은 즐겁다. 쌍욕을 한다든지 폭력을 휘드른다든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주사가 아니라면 말이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매일매일 감정을 억누르고 서로를 대하는 사람들이 (어쨌든 매일 부딪히는 입장에서) 어느정도의 애착을 서로에게 보여주는 장면들을 보면 -그리고 내가 있는 회사는 그런 관계가 일반적인 회사보다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은 짠하기도 하고, 조금은 사람들을 더 개인으로 대할 수 있달까. 물론 어떤 아저씨들은 주사를 보고 애정이 반감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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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에 노조와 함께 갔다. 몇달 전에 이런 집회들에 대해서 냉소적인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이 여전히 부끄럽긴 하지만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이런 클리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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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못되게 삐뚤어지고 싶은 생각이 날 때는 변영주 감독의 인터뷰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우리는 공통점만 찾아도 살아가기가 힘든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너와 내가 어디가 비슷한 것인가'이다. '너와 내가 어디가 다른가'가 아니라 '너와 내가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가'를 찾는 것이 더 먼저라는 것이다. 그래야 '너의 어떤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 그것이 연동되어져서 나의 문제도 조금씩 나아지게 되는 것을 찾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손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다들 자기가 독특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무서워서 그러는 거다. 스스로 무리 안에 있으면서 그 무리에서 승리할 자신이 없으니까 자기는 독특하다고 하는 거다. 핵심은 승리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주는 거지, 애들을 가짜로 독특하다고 인정해 주는 게 아니다. 그러니 제발, 옆 사람이 나와 얼마나 비슷한가를 찾는 일, 아주 전통적인 언어로 '친구 찾기'를 했으면 좋겠다.


*


세상이 다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 거지, 라고 생각할 때 또 세상은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니 우리는 실험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오랜만에 한구석으로 치워놓았던 세계를 만났다. 


*


낮에 김애란이 왜 이렇게 널리 사랑받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집에 오는 내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집에 오자마자 <침이 고인다>를 뽑아들었다. 단편 두개를 다시 읽고 내가 김애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재확인했다. 회사 가면 이것저것 좀 찾아봐야겠다. 


*


하여간 12월은 대부분 개판으로 보냈다. 지난번에 쓴 스케일링/선물/환불 중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짜파게티를 먹고 체를 해서 몇달 간은 짜파게티의 'ㅉ'도 보기 싫다. (놀랍게도 ㅉ만 봐도 속이 살짝 울렁거린다!) 요즘 무한도전을 너무 심하게 봐서 걱정이기도 하다. 근데 아직도 안 본 에피소드가 이렇게 많다니 너무 행복하다. ㅎㅎㅎ


나가기로 한 독서모임도 한번밖에 못 나갔고, 심지어 한 모임은 잠수를 타버리기도 했다. 흥청망청 무도를 줄창- 보고 시체처럼 잠을 자고. 그래도 달력을 보니 사람도 많이 만났고 술도 많이 먹었고. 이게 좀 하루 이틀 이렇게 살다보면 또 버릇이 되어버려서, 게다가 요즘은 집이 추워서 힘드렁...


새해에는 관성을 좀 버릴 수 있기를!



131216 크엉


*


크엉 세상 무섭게 잠을 자고 있다. 정말 동면의 신이 도래한 것인가. 왜 이렇게 자도 자도 잠이 오는지;


*


친구들을 불러서 집들이 겸 송년회를 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옆에 누워서 자는 동안 C와 싸웠다. -_-

C는 항상 정곡을 찌르는 능력이 있어서; 싸울 때 항상 곤란한데,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여튼 나도 소심하게 복수를 했고, (내가 당한 게 얼만데.)

사실 자존심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나도 화가 났다. 니가 대체 뭔데!


정말 오랜만에, 감정이 안 좋게 싸운 일이라서 계속 신경이 쓰이지만

대화 로그를 다시 보기 싫을 정도로 조금은 진절머리가 난 상태다. 아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난다. 

벌써 3일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열불이 치솟는...


크리스마스 카드라도 보내려고 했더니만...

이라곤 했지만 카드는 보내려고 한다. 예쁜 카드가 생겨서. 


으아아 정신분열 -_-

이런 "애증"도 지긋지긋하다. 다 그만두고 싶다.


아!!!!!!!!!!!!!!!




131209



우왕. 악보 따고 싶다...

*


월요병이 너무 심한 하루였다. 월요병인지 그냥 병인지. 저번주 내내 무리해서 술을 마신 탓인지 몸이 너무 무거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요즘은 몸에 커피가 안 받아서 안 마시려고 미숫가루도 마셔보고 뜨거운 물도 마셔봤지만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커피를 한잔 벌컥벌컥 마시고 초콜렛도 하나 먹었는데도 오후 네시까지 해롱해롱.


저번주부터 커피가 안 받아서 걱정이다. 보통 몸이 안 좋을 때 커피가 안 당기는데... 저번주부터 계속 몸이 무겁고; 그런데 저번주에 술을 사흘이나 마시고 제대로 쉬지는 않아서 그런가. 저녁에 Y언니와 약속이 있어서 바꾸려고 하다가, 언니도 바쁜데 내가 너무 자주 약속을 바꾸기도 했고... 그래서 반성했다. 


여튼 점심도 거르고 오후가 됐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겠길래 휴가를 냈다. 에잉. 내일은 푹 쉬어야 하는데 또 쉰다고 생각하니 영화도 보고 싶고 올해 안에 치과에서 스케일링도 받아야겠고 뭐 그렇다. 


감기에 안 걸려서 걱정이다. 좋긴 한데 거의 2년째 감기에 안 걸린 거 같아서 걸릴 때가 된 것 같고 한번 독감에 걸리면 죽도록 아프지 않을까 걱정 _-_ 내 튼튼한 면역 시스템이여 버텨라! 이런 건강 걱정을 하다가 일년 내내 결심만 하고 한번도 못 간 요가 시간표를 찾아봤다. 이번엔 기필코 쿠폰으로 끊어서 돈 낭비는 하지 않도록...


*


여튼 오늘은 몸도 안 좋을 뿐만 아니라 마음도 우울우울열매를 먹었다. 하루종일 같은 음악을 반복해서 들었는데 뭘 들어도 뭘 읽어도 눈물이 났다. 기획안을 짜느라 별로 재미없는 사람의 밍숭한 글을 여러개 읽어야 했는데 그러면서도 조금만 좋은 문장을 봐도 눈물이 났다. 전체적으로는 아무리 특별할 것 없는 글이라도 어떤 문장들에는 진심이나 진정성 같은 그 무엇이 담겨 있었는데, 그냥 눈물이 났다. 


그냥 하루종일 뭘 읽어도 뭘 들어도 눈물이 났다. 사무실에서 혼자 미친애 같았겠군; 뉴스를 봐도 세상이 거지 같아서 화도 나고 눈물도 나고 엉엉. 게다가 그 사람 글 중에 대선 이후에 쓴 글이 있었는데 또 그걸 보면서 왜 이렇게 거지 같은가 토요일에 본 전경들 생각하면서 또 화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서!!! 


집에 오는 길에는 아주 작정하고 울어버리려고 팟캐스트로 박완서의 <그리움을 위하여>를 들으면서 또 찔끔. 뭐가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우울보다는 억울한 느낌이었다. 억울하고 답답하고. 왜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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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Y언니를 만나 가겠다고 벼르던 제주돈사돈에 갔는데 맛이 별로였다. 사람은 엄청 많아서 거의 20분 이상 기다렸는데 정말 일반적인 고깃집보다 딱히 맛있다고 할 수 없었다. 시끄럽고 맛도 없고 고기냄새는 엄청 배고...


여튼 집에 언니와 와서 차를 마셨다. 나는 아직 주위 사람이 결혼하는 게 낯설다. D가 결혼했을 때도 무척이나 섭섭했다. 지금이야 꽤나 익숙해졌지만서도. Y언니는 결혼할 거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놀랍거나 하진 않지만, 섭섭하기도 하고 (특히 해외로 나가니) 뭔가 멀어진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언니는 참 행복해 보인다. 지금의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복이지만, 몇년 지나면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몇 안 되는 지인들이 결혼으로 자꾸 사라지면 정말 해가 갈수록 쓸쓸해지겠구나. 섭섭해잉. 그렇게 생각하니 변변한 결혼 선물이라도 하나 해야겠다 싶다. 


*


토요일에는 결혼식에 갔다가 S선배 J선배와 우연찮게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시게 됐다. 참 좋은 선배들이얌 'ㅅ' 여튼 벼르다가 못 본 블루 재스민을 봤는데, 영화보다도 이수 아트나인은 참 좋더구만. 영화를 보고는 반포 스마일포차에서 수제비대합탕?에 청하를 마셨는데 안주가 너무 맛있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음에 꼭 다시 가겠다. 


*


프렌치시크를 표방하는 모 쇼핑몰 사이트를 보다가. 어째서 우리는 모조품 같을까. 그대로 근사하지 못하고 근사한 저 건너편을 따라하는 사람들. '진짜'는 저쪽에만 있는 것 같아. 


131202 사이비, 트레인스포팅, 마셰코2, 헝거게임












'순진한 놈이 제일 무섭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세상에 대해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은 단순하지 않고,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믿음은 중요하지만 믿음은 회의를 동반했을 때만이 위험하지 않다. 


아주 영리하게 짜여진 플롯이다. 현상을 보고 플롯을 만들어냈다기보다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맹목적인 믿음의 위험성?-을 말하기 위해 겹겹이 층을 쌓고 대표성을 지닌 인물을 동원해서 영리하게 이야기를 직조해냈다는 느낌. 덕분에 거침없이 돌진하는 서사의 에너지는 대폭발. 세련된 맛은 없지만.


여튼 올해 본 한국 영화 중에 가장 좋았다. 연상호 짱!







Choose life. Choose a job. Choose a career. Choose a family. Choose a fucking big television, Choose washing machines, cars, compact disc players, and electrical tin can openers. Choose good health, low cholesterol and dental insurance. Choose fixed-interest mortgage repayments. Choose a starter home. Choose your friends. Choose leisure wear and matching luggage. Choose a three piece suit on hire purchase in a range of fucking fabrics. Choose DIY and wondering who the fuck you are on a Sunday morning. Choose sitting on that couch watching mind-numbing spirit-crushing game shows, stuffing fucking junk food into your mouth. Choose rotting away at the end of it all, pissing your last in a miserable home, nothing more than an embarrassment to the selfish, fucked-up brats you have spawned to replace yourself. Choose your future. Choose life . . . But why would I want to do a thing like that? I chose not to choose life: I chose something else. And the reasons? There are no reasons. Who needs reasons when you've got heroin?


프항항 겁나 신난다. 이 영화는 내 머릿속에서 왠지 Requiem for a dream이랑 짝지어져 있어서 (아 생각해보니 둘 다 마약 얘기기도 하고. 레퀴엠 처음 봤을 때 H언니가 트레인스포팅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난다. H언니도 참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너무 암울할 줄 알고 계속 안 봤는데. 신남 신남ㅋ 사랑스럽다. "Who needs reasons when you've got heroin?"


"추스 아 카릐어"

"아 리틀 빗 크레이지, 어 리틀 빗 바아드! 브아이, 돈 어스 갈스 저슷 러브 닷"


스코티쉬 액센트는 정말 사랑스러워어어어. 말이 넘 재밌음 ㅋㅋㅋ 스코틀랜드를 꽤나 오래 여행했는데도 Haggis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스코틀랜드는 여름에도 춥고, 사람들은 대개 코가 빨갛다. 스코틀랜드는 해기스와 위스키가 짱이제! 프헝









마셰코2 정주행 이틀 만에 완료.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내가 이래서 새 TV쇼를 안 보는 건데.


서바이벌 프로그램/케이블 쇼는 웬만하면 안 보려고 했는데 사실 지상파 예능보다 훨씬 덜 유치하고 어떤 면에서는 진보적이기도 하다. 뻔하디 뻔한 '예의 바른' 지상파 예능들보다 거침없이 19금을 표방하는 마녀사냥이나(사실 요즘은 수위가 너무 낮음. 저렇게 섹드립 잘하는 멤버들을 데려다놓고 아깝지도 않냐 jtbc...) 이미 TV 엔터테인먼트의 모국에서 검증된 포맷을 가져온 서바이벌 프로가 더 재밌는 건 당연하다. 


요즘 마녀사냥도 재밌게 보고 있지만 거참 무려 한국의 '마스터 셰프'를 뽑는 프로그램에 프리메이드 토마토소스 PPL을 쏟아붓는 CJ E&M이나 종편인 jtbc나 찝찝하기는 마찬가지. 


케이블도 없고 tv도 없어서 다행이지 집에 케이블 티비가 있었으면 난 아마 올리브 채널과 온스타일의 무한반복에서 빠져나오질 못했겠지. -_- (응답하라나 막돼먹은 영애씨는 한번도 시도해본 적은 없는데 재밌으면 또 '봐야 하는' 프로가 하나 더 늘기 때문에 안 보려고... 난 역시 참 금욕적이야 ^^^^)


마침 한겨레21에 알맞은 기사가 있어서 링크. 한겨레21에 오랜만에 재밌는 기사다. 

 http://h21.hani.co.kr/arti/special/special_general/35853.html


"광폭의 리버럴리즘을 구현하는 실력자들"이란 말이 참 알맞다 ㅋㅋ 














헝거게임 스틸샷은 참 사진만 떼놓고 보면 엄하다... 음청나게 유치해보이고 ㅠㅠ 난 1편 2편 둘 다 정말 재밌게 봤는데 초큼 유치한들 그게 뭐 어떠리. 완전 내 취향임ㅋㅋㅋㅋ 빨리 혁명을 일으키자고!!! 캣니스!!! 할리우드 짱짱맨ㅋㅋㅋ


누가 트위터에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랑 제니퍼 로렌스랑 투샷에서 서로 '당신이 연기 좀 한다며?'라는 표정이랬나 뭐 그랬는데 여튼 되게 웃겼ㅇㅁ... 여튼 호프만은 참 훌륭한 배운데 얼굴이 내가 너무 싫어하는 얼굴이다. 돼지상에 항상 거짓말을 말하고 있는 듯한 얼굴이야. ㅠ 내가 그래서 다우트에서도 당신을 절대 믿지 않았지 ㅋㅋㅋㅋ


엔딩 크레딧에 노래가 좋길래 샤잠해봤더니 콜드 플레이 옵하들... 훌륭하다 훌륭해!




131130

술을 먹으면 일찍 깬다. 음헤

친구가 막차가 끊기기 전에 집에 가면 너무 슬픈데
꼭 다음날 일어나보면 그게 좋은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ㅋㅋㅋ

잘못하면 저번처럼 보일러를 겁없이 빵빵하게 틀어놓고 둘 다 멀쩡한 침대 두고 바닥에서 자고 있다던지
와인병이 어쩐지 세개나 열려 있다던지
다음 날 엄청난 숙취에 시달린다던지

뭐 그런 일이 생기니까?

여섯시에 깨서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물 떨어졌으면 어떡할 뻔했냐야 생각하다가
아 맞다 수돗물 마셔도 되지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갑자기 새벽부터 선배 블로그에 가서
블로그를 열혈 역주행을 했다 헐...
댓글을 달려다가
새벽부터 선배 블로그의 무려 작년 글에 댓글을 다는 것은 왠지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페이스북에서 본 연남이 다리미 사진에 아는 척을 못했다 으엉
나 아직 술 덜 깼나...

요즘 집이 너무 건조한데
내가 가진 생수병 가습기는 가습이 잘 되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냥 수건 널어놓는 게 짱
아 근데 결정적으로 요즘은 전기장판 풀 가동 중이라서 이것 때문에 건조한 것 같다

핸드폰으로 처음 티스토리 글 써보는데 그다지 편하지 않군. 어디서 행갈이를 해야 할지...

몇년째 티스토리를 쓰고 있지만 아직도 공개와 발행의 차이를 모르겠다
요즘은 이글루스에 재밌는 블로그가 많아 보여서
나도 이글루스로 이사하고 시프당

요즘은 생리 전이라 식욕이 폭발 중이다
나는 내 생리주기도 잘 모르는 무심한 녀자-_-이기 때문에 식욕이 폭말하면 왜 이리 배가 고픈고? 하면서 우걱우걱 처먹다가 며칠 후에 배가 살살 아프면 아 PMS였구나 하는 것이다 으휴
나름 규칙적인 거 같긴 한데 매월 중순인지 하순인지
어차피 한달 주기도 아니기 때문에 몇달 지내다보면 또 며칠 밀리고 그런다
이렇게 살다보면 뭐 한두달 건너뛰어도 모를 텐데
또 사실 그런 일은 없다 내는 건강하므로...

요즘의 식탐기
밥+참기름+명란젓/참치 조합에 꽂혀 며칠째 한그릇씩 흡입하고 있다
참기름이 원래 이렇게 맛있는 거던가
냉동실에 있던 냉동밥을 이번주에 다섯개나 먹었다
심지어 밖에서 밥을 먹고 와서도 야식으로...

그저께는 갑자기 콘치즈가 먹고 싶어서 캔을 땄는데
집에 피자치즈가 없어서 에잉 슬라이스 체다로 해야겄군
하다가 마요네즈를 넣으려고 보다가 무심히 유통기한을 보니 무려 올해 3월이었다
크헉 그동안 아무런 위화감 없이 먹고 있었는데...
그래도 나가서 사오느니 그냥 먹을까 하고 검색을 하다가 11월인데 3월 마요네즈를 먹는 것은 너무 심하다 싶어서 한밤중에 뛰어나가서 마요네즈와 스트링 치즈를 사왔다
스트링 치즈를 피자시즈닝이 든 것을 사서 이차 실패가 있었지만 뭐 여튼;

근데 내가 만든 콘치즈는 맛이 없었다
횟집처럼 만들고 싶다고! 으엉엉엉

이번 주말에는 장을 봐야지

S선배 블로그를 보다가 일상을 재밌게 기록해놓은 게 부러워서 나도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된다

131126 ECM, 라이언 맥긴리




ECM 1545 <The Sea>

Ketil Bjørnstad

David Darling

Terje rypdal

Jon Christensen


Film Peter Neusser

Editing Studio 152


ECM전시는 정말 최근 몇년간 본 전시 중에 가장 좋았다. 전시는 지하 4층에서 시작돼서 지하 1층에서 끝난다. 지하 4층의 The Sea를 잊을 수가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어두운 방에 음악과 침묵이.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영상 전시가 아주 멋졌다. 다섯겹 정도의 반투명한 흰 천에 투과된 비디오가 The Sea IV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프로젝터의 발광구(?)를 태양처럼 표현한 부분이 기발했다. 앉아서 한참을 넋을 놓았다. C와 같이 봤다면 참 좋았을 텐데 싶었다. 


나머지 전시장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헤드폰 경쟁이 심해 여유롭게 즐기긴 어려웠다. 평일 오후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전반적으로 혼자 보는 전시라서(헤드폰을 같이 낄 순 없지 않은가?) 맥긴리 전시보다는 훨씬 다니기가 좋았다. 횔덜린의 시를 읽어주는 음반도 인상 깊어서 독일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The Sea는 음반이 무려 품절이라서 바로 알라딘에 주문했는데도 며칠이 걸렸다. 으헷. 


반면에 라이언 맥긴리 전시는 더 일찍 갔는데도 '젊은이들'만 바글바글거렸다. 홍대식으로 멋을 부린 나홀로 관람객과(잠시 내가 그들 중의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게 자랑인가?) 손을 잡고 온 20대 커플들로 바글거렸다. 로비에 소박하게 마련된 기프트샵 역시 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이미 홈페이지에서 본 사진들이 대부분이어서 전시 자체는 별로 볼거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큰 사진으로 봤을 때 임팩트가 더 있는 작품들도 아니고. 관람료가 저렴하길 망정이지. 


라이언 맥긴리의 '청춘'들은 환상적이거나 고난에 처해 있었다. 높은 채도의 광활한 하늘 아래 '한때'를 즐기거나 절벽에서 떨어져 구르고 다쳐 나체에 상처를 입은 젊음들이었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짜증이 났는데(나는 성격이 나쁘니까!), BFD! 라는 기분이었달까. 


전시장 입구의 소개글은 "찬란하지만 부서지기 쉬운 청춘의 눈부신 순간을 포착한"이라는 말로 그의 사진들을 수식했다. 


전시장에 프린트된 문구들 중 (오글거려서) 기록해두고 싶었던 것.


"젊은 세대들이 겪고 있는 불안감을 다독이는 '힐링'이 화두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림미술관은 <청춘, 그 찬란한 기록>전을 통해 힘겨운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청춘을 저당 잡힌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되돌아갈 수 없는 청춘을 그리는 성인들에게 잃어버린 젊음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Q&A도 별것없었다.


"'청춘'이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라이언 맥긴리: '청춘'은 나에게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낙천과 자유를 의미한다. 열정이 냉소를 대체하는 것처럼, 나는 내가 촬영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부분을 발견한다. 마치, 이것이 그들의 일부인 것처럼 말이다. 그들 중 상당수가 스스로를 예술가-화가이고, 작가이고, 음악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은 한편으로는 개방적인 반면, 또다른 한편으로는 상처받기 쉬운 면도 지니고 있다. 이것은 나의 창조적 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감정의 접근점이 된다."


그래도 너무 미워하진 않기로. 그의 몇몇 사진들은 아주 '꿈결 같으니까'. Animal 시리즈는 재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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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쓰면서 '가장' '너무' '좋다' '정말' 등의 말을 빼려니 '정말' 힘들었다. -_- 내게 세상은 좋거나 싫거나. 흑백 빠와. 으헝. 

131110 요리 일기?

오랜만에 요리를 많이 했다! 

몇달 동안 밥 하는 게 너무 귀찮아서 밥을 거의 안 해먹었는데 이번 주에는 밥도 해서 자취인의 필수 냉동밥도 만들어놓고(아. 여태 전자렌지가 없었지;) 오랜만에 집에서 밥을 먹으니까 맛이 있기도 하고 ㅠㅠ 





이번 주말의 테마가 요리라면 BGM은 팻 오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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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음주 계획을 세워놓고 야심차게 장을 보러 감. 팔락 파니르 + 난 + 야채 그라탕 + 가지 라자냐를 만들어보려고 했으나 가지 라자냐는 병아리콩을 4시간이나 불려야 해서 탈락; 야채 그라탕은 예전엔 맛있게 됐었는데 이번엔 좀 건조하게 돼서 망하고. (역시 두번째 하면 맛이 없다;) 팔락 파니르는 대충 맛있게 만드는 법은 알아냈으나 일단 파니르를 만들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그냥 '팔락' 커리가 되었다. 난은 실패할 줄 알고 만들었긴 하지만 역시나 장렬하게 실패. 두껍게 밀어서 그런지 속이 덜 익었고 일단 반죽할 때 드라이 이스트를 따뜻한 물에 불리지 않고 그냥(!) 넣는 만행을 저질러서... 다시 이스트 불려서 넣고 밀가루 추가하고 하느라 비율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아마 밀가루가 너무 많았을 듯. 


여튼 와인을 세병 사면 50% 할인해준다고 해서 무려 한병에 만원 꼴로 건져온 와인을 거의 모두(!) 소비하고 둘 다 장렬하게 전사했다. 여섯시에 깼는데 보일러는 아주 이빠이 틀어가지고 바닥은 뜨끈뜨끈한데 둘 다 침대는 놔두고 나는 바닥에 친구는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_- 굴러다니는 AA건전지를 보고 이게 왜 여기 있을까 고민했지만 둘 다 기억을 못했는데 나중에 보니 소파 뒤에 시계가... 생각해보니 시계가 시끄럽다고 건전지를 빼서 던졌던 기억이... 아하하하하하하



이것이 행사 때 건진 와인. 지금은 가운데 것만 반병 냉장고에... 사진 찍은 날짜를 보니 무려 3주 전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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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라는 것도 계획을 잘 짜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잘 대접할 수 있는데, 나는 대충 다른 재료를 넣어서 그럴싸한 맛을 내거나(실패하는 일도 많지만) 하는 재주는 있지만 미리 레시피를 적어가서 필요한 만큼 재료를 사온다든가 오늘의 메뉴를 일목요연하게 생각해서 서로 어울릴 조합의 상을 차려내는 일에는 젬병이다. 결국 금요일에도 전혀 조화롭지 않은 인도식 커리와 채식주의 그라탕과 냉동실에 있던 함박 스테이크; 와중에 그라탕은 하도 안 익어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음...




이건 며칠 전에 만들어 먹은 사진이지만. 이때는 시판 짜파티를 프라이팬에 구워먹었음. 난을 만드는 수고를 하느니 이 편이 훨씬 간편하고 맛도 나쁘지 않다. (금요일에 만든 난은 반죽이 남아 있는데 어찌 미스테리하게 그렇게 술에 취한 와중에도 소중한 난 반죽을 비닐에 싸서 냉동고에 얼렸더라;) 팔락 파니르 만들기는 의외로 어렵지 않다. 시금치만 있다면 아주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음.


레시피는 http://blog.naver.com/lesclaypool?Redirect=Log&logNo=100187847931&from=postView

여기서 보고 했는데, 이 블로그 주인은 레시피를 정확하게 계량해서 알려주고, 요리에 딸린 이런저런 지식을 써줘서 좋다.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올려줘서 더욱 좋고! 


파니르가 없어도 팔락 파니르는 먹을 만하다. 위 레시피에서 복잡한 향신료를 빼고 나는 그냥 시판 카레 가루(중에서 골든 어쩌고가 맛이 있는 편이다)를 넣었다. 강황가루를 사고 싶었으나 500g에 만원이 넘길래... 계량 같은 건 전혀 하지 않고 감으로 만드는 편이라서 대충 양파를 다져서 볶으며 카레 가루를 넣은 다음 데친 시금치 + 양파 + 생강편 + 마늘 한 톨 정도를 믹서에 갈아서 넣으면 된다. 토마토를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 토마토 대신 그냥 파스타 소스를 넣어도 먹을 만하고, 어제는 진짜 토마토(보다 '쿠마토'라는 흑토마토가 더 싸길래 사봤는데 맛의 차이는 잘 모르겠다)를 무려 데쳐서 껍질을 까서 넣어봤지만 그냥 생략해도 괜찮을 것 같음. 오히려 토마토를 아예 많이 넣지 않으면 커리가 너무 새파란 초록색이 되기 때문에 적당히 토마토 소스를 섞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 생크림을 추가해야 하는데 넣으면 좀더 부드러운 맛이 나는 거지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두번 다 넣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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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제 해본 채소 구이(?)인데 거창한 건 아니고 각종 야채를 한입 크기로 썰어서 올리브유와 허브에 버무려서 오븐에 구우면 된다. 요리책에 사진이 너무 예쁘길래 해봤다. 먹어본 결과 특별한 맛이 있는 건 당연히 아니고 올리브유와 허브빨인데 허브를 있는 대로 다 뿌렸더니 내가 싫어하는 맛이 있어서... 


원래 안 좋아하는 야채를 굽는다고 좋아하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앞으로 당근은 굽지 않기로... 당근 시졍ㅋ 그냥 원래 좋아하는 야채를 굽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나는 파프리카 토마토 고구마가 맛있었다. 아, 원래는 껍질을 벗기지 말고 야채용 수세미(가 도대체 뭐지?)로 박박 씻은 다음 구우라는데, 양파나 마늘을 그렇게 먹으면 맛이 괜찮을 것 같다. 다음에는 가지나 애호박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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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요리책을 샀는데 책은 너무 맘에 드는데 재료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요리책 쓴 사람은 텃밭에서 오크라를 키우고 뭐 그런 사람이라서... 여튼 메뉴는 대체적으로 이색적이고 좋다. 해서 병아리콩을 사봤는데 성공한다면 꽤 괜찮은 식재료 발굴! 프렌즈에서 피비의 hummus i got hummus 대사 이후로 허머스를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만들 수 있으려나; 그냥 한번 사먹어볼걸;


나는 야채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싫어하는 야채도 많고(ex 당근, 셀러리 등) 고기도 너무 좋기 때문에! 채식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혼자 사는 입장에서는 냉동실에 얼려두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좋은데 그래서 고기가 짱짱맨. 


오늘은 아침으로는 양배추 토스트를 해봤는데 집에 계란이 하나밖에 없어서 실패했고 점심으론 된장찌개를 했다. 내가 하는 된장찌개는 진짜 맛있지만 이건 된장 빨이라서 자랑할 것은 못된다. (할머니 된장 + 시판 된장의 조합이다.) 원래 저녁까지 나눠 먹을 계획이었는데 우째 갑자기 치킨이 먹고 싶어서 치킨을 시켜먹었다... 건강한 식생활 FAIL. 인터넷을 서핑하다보면 치킨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치킨이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일이 생긴다. -_- 사실 치킨은 먹고 나면 기분이 별로 안 좋기 때문에(이렇게 기름진 고기만 먹는 게 개운하지가 않음) 이런 충동이 있을 때 자제할 수 있으면 차암 좋겠다. 그리고 배달 음식 받는 거 무서움. 흑. 오늘은 배달 온 청년이 너무 뽀샤시한 청년이라서 집에서 추레하게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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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요리 일기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CHEF JOHN! 




이걸 같이 보면서 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던 날이 생각난다.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지금 봐도 셰프 존은 진리다. 한번만 봐도 잊을 수 없는 이 말투 & 유머! 맞다 이것도 저번 주에 만들어 먹었는데 너무 달게 돼서 토할 뻔 했다; 결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재료라는 생크림이 없었다. 여튼 이걸 만들면서 똑같이 요리 레시피를 찾아봐도 '동영상' 레시피를 찾아보는 사람과 '요리책'을 찾아보는 사람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쨌든 일부러 지난번에 소개팅 한 얘기를 해줬더니 아주 떼굴떼굴 구르더라. 아주 백만년은 또 놀려드시겠죠. 그러더니 잠깐 정색하긴 했지만. 으어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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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요리 일기가 되어버렸다! 우왕! 오늘 저녁에는 친구의 추천으로 마스터셰프코리아를 보기 시작했는데 강레오와 최강록에 빠져버렸다. -_ㅜ 이번 주말의 테마는 요리인가!


곧 친구들을 초대해서 영화제(?)를 열 계획인데 그때는 좀더 제대로 계획을 짜서 맛있는 요리를 해야지. 애들이 다 입이 짧아서 많이는 못하겠지만...



131107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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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어쩐지 결혼을 해 있었고, 무려 임신을 했다. 굉장히 친절한 남편이었는데 나는 어쩐지 유산;을 해버렸다. 애를 낳으려다가 일반 병원에서 설비가 부족해서 새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 피가 났고 음 그래서 울고 불고 뭐 그런 얘기... 뱃속에 죽은 생명이 들어 있는 아주 그로테스크한 꿈이었다. 해몽 같은 건 하기도 싫구나 -_- 


라고 썼다가 방금 검색을 해봤는데 오랫동안 공들인 일에 실패하는 꿈이라고. 아니 꿈이 안 좋으면 해몽이라도 좋든가... 간밤에 소파에서 잠이 들어서 웅크리고 잠들어서 온몸이 쑤신데다 기분도 너무 안 좋고 그래서 휴가를 내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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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 매일 맥주를 마셨더니 배가 뽈똑 튀어나왔다(원래 나온 데에 더해서!) 엄마가 사준 하몽을 안주로 소비하느라 그랬는데; 하몽을 먹자니 술 없이는 먹기가 곤란해서... 그 짠 걸 야금야금 거의 다 먹어버렸다. 하몽 너무 좋아ㅜㅜㅜ 짧은 시간에 아주 짠 red meat을 너무 많이 먹은 게 아닌가 싶지만; 정말 내 취향... 온라인으로 사볼까 싶다. (만들어볼까 검색했더니 고기에 염장을 해서 1~2년은 숙성시켜야 된다고... 뭐야 이 음식 무서워... 이렇게 말하면서 마지막 조각을 먹고 있다. 으헝 이 짠 맛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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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길을 걷다가(?) 머릿속에 '분홍 코끼리'라는 말이 떠올라서 검색을 해보니 음주 상태에서 보는 환각을 에둘러 일컫는 말이란다. (http://en.wikipedia.org/wiki/Pink_elephant) 잭 런던이 <존 발리콘>에서 처음 쓴 비유라고 한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번역은 안 돼 있음; 


"Seeing pink elephants" is a euphemism for drunken hallucination, caused by alcoholic hallucinosis or delirium tremens. The first recorded use of the term is by Jack London in 1913, who describes one kind of alcoholic, in the autobiographical John Barleycorn, as "the man whom we all know, stupid, unimaginative, whose brain is bitten numbly by numb maggots; who walks generously with wide-spread, tentative legs, falls frequently in the gutter, and who sees, in the extremity of his ecstasy, blue mice and pink elephants. He is the type that gives rise to the jokes in the funny papers." London may have derived his metaphor from the 1890s saying "being followed by pink giraffes".


원래는 1890년대에 취한 상태를 표현할 때 '분홍 기린이 날 따라오는 것 같아'라는 말을 썼다는데, 잭 런던이 1910년에 코끼리라고 쓰면서 '분홍 코끼리'가 더 인기 있어졌다고. 


덤보에 'Pink Elephants on Parade'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알콜을 마신 덤보가 취해서 분홍 코끼리들을 보는 장면이다. 취한 덤보 매우 귀여움. http://www.youtube.com/watch?v=RJv2Mugm2RI




특히 What'll I do? What'll I do? What an unusual view! 이 부분의 라임이 너무 귀여움 ㅎㅎㅎ


참고로 프랑스에서 판다느나 Pink Elephants 담배...



약간 싸구려 느낌이긴 하지만 예뻐! 펑크 스타일로 입은 언니야가 필 거 같다. 바닐라맛이라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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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락카칠도 해야 하고 창문에 커튼도 달아야 하는데; 대충 살 만해지니 나머지는 매우 귀찮아졌음. 역시 한달 되기 전에 전력을 다해서 했어야 하는디... 부엌 타일에 줄눈 작업도 아직 안 했고. 화장실도 좀 어떻게 해보려 했는데 올해 안에는 어렵지 않을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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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29 마감, 소비에 대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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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했드아! 실은 저번주에 했구먼요. 마감이 이렇게 좋은 건 줄 몰랐다. 크로스 보면서 일정 늦춰지고 이럴 때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힘들어서 일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일 못하겠다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나 이런 자학만 계속 하다가 에라이 모르겠다 fuck this shit 이런 마인드가 되어버렸다


(금요일 5시 45분쯤이 되면 이 짤방이 저절로 생각남)


여튼 무려 차례에서 실수를 하나 하긴 했지만 뭐 별로 심각한 건 아니고 (실은 내가 열번을 봤어도 절대 잡을 수 없었을 것 같은 실수라서) 별로 신경도 안 쓰인다. 그래도 가제본 확인할 때는 심장이 떨려서 나 원...


여튼 입사 1주년도 첫 책(?)도 자축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빨리 친구들을 초대해서 영화제를 하고 싶다 ㅎ_ㅎ 




마감한 날 너무 잉여하고 싶어서 회사에서 눈치 불구하고 이런 것을 만들었다. 원래는 포토샵 열면서 원대한 포부가 있었는데 실행에 옮기려니 너무 어려워서(결정적으로 귀찮) 대충 15분만에 만들고 때려치웠음. 해서 언뜻 보면 괜찮아 보이나 3초만 들여다보면 매우 대충 만들었다는 것이 들통나는... '제1회'라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발전하는 포스터를 선보이겠나이다


항상 나는 머릿속으로는 풀코스밀을 준비하는데 실제로 준비력이 부족하여 이렇게 돼버린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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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미리 추천사라도 받아놀걸 하고 재교 때부터 후회했다. 돌이켜보니 그때 시도했어도 별로 늦지 않았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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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스페인어 수업을 재개하겠다! 지긋지긋한 집 알아보기와 이사와 마감이 끝났으니. 무려 8일이나 남은 연차도 적어도 5일은 쓰려고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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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좋았다가 싫었다가... 오늘 같이 으스스한 날씨가 최악인 것 같은데(그런 의미에서 북부 잉글랜드의 날씨는 최악이라 하겠다) 알고 보니 스모그라고 함. 그러취 역시 스모그의 고장 영국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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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소개팅하기로 한 사람에게 연락이 왔는데 매우 짜증나는 말투와 화법을 구사해서(뒷담화 죄송요) 애초에 거절했어야 하는데 하고 후회하고 있던 참에 C에게 연락이 와서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이래서야 가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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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한껏 물욕을 뽐내다가(물욕을 뽐냈다기보다 그래봐야 이슬람의 보물들 도록을 보면서 이런 것이 좋다고 한 것뿐인데!) "**씨 불행해지겠는걸?"이란 말을 들었다(눈이 높아서 그렇다는 의미였다). 악의가 있는 발언은 아니었지만 하마터면 "아닌데! 없어도 불행하지 않을 수 있는데!"(정형돈 톤으로)라고 말할 뻔했다.


월급이 한달 한달 들어올 때마다 나는 가진 것이 점점 많아진다. 나는 매주 책을 사고, 매달 옷을 산다. 지난달에는 필름 카메라를, 이번달에는 예쁜 소파를 샀고, 예쁜 커튼과 침구도 사고 싶다. 작년 가을부터 사고 싶었던 구두도 있고(여태 안 산 것이 과연 선명한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심심하면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서 뭐 살 거 없나 보는 게 아주 습관이 되어버렸다. 


좋은 것을 가지고 싶은 욕망과 언제라도 이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다짐 사이의 갈등이 나를 괴롭힌다. (이걸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다짐. 가끔 스스로에게 C를 만나지 않았어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묻는다.) 이번에 소파를 원래 사려고 했던 것보다 15만원 비싼 것을 사면서도 나중에 내가 다른 곳에 가게 되면 엄마 집에 가져다놓을 수 있다며 자신을 설득해야 했다.(물론 나를 설득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빠른 합리화와 신속한 결제! 


돈을 적게 벌어도 잘 살 수 있도록, 내가 지금 가진 것을 가지지 않아도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은 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그냥 악다구니인지, 진심인지 잘 모르겠다. 소비에 대한 이런 내 양면적인 태도는 내가 여행지에 가서 느끼는 감정과도 일맥상통한다. 라오스에서 '개념 있는 여행자'이고 싶어하는 것이나 비슷한 거지 뭐. 소비는 소비대로 하고 올바르기는 또 마음대로 올바르고 싶은 건데, 내 쓸데없는 고민을 들은 Y언니는 '진짜로 돈이 없으면 괜찮다'라고 일갈했다.


말은 맞는 말이다. 내가 돈이 없었으면 라오스에서 비싼 음식을 사먹으며 굽신거리는 라오스 종업원들에게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었겠지. 근데 여튼 나는 돈이 있다. 돈도 있고 욕심도 있다. 있는 걸 어떡하나? 이건 사실 검약에 대한 강박이기도 하다. 소비라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느낌이 드니까. 나는 종종 남들에게 내가 검소한 척을 한다; (나는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성장기에 집에 돈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따위 강박이 생겨서-_-) 


뭔 소리를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여튼 뭘 사는 건 너무 어렵단 말이다! 

게다가 어차피 살 거면서 이런 고민을 하면 소비의 즐거움까지 반감된단 말이다!


그러니까 내 질문은

좋은 소비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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