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106 Wagner - Tannhauser
읽어야 하는 글을 까먹고 있다가 부서회의 바로 전에야 읽기 시작했는데,
이리 저리 또 검색하다보니 이 글을 쓴 사람이었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20907181327
해서 탄호이저를 들으면서 글을 읽자니 거참 안 어울리는구먼.
여튼 나는 바그너가 좋다. 불가항력적이고 압도적인,
바그너 오페라 공연을 정말 보고 싶다.
9월에 정명훈과 바그너 연주가 있는데,
벌써부터 C석과 B석은 매진이다. 대기를 걸어놨으니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자리가 안 날 경우를 대비해서 A석을 사둬야 하나 고민 중. 끙.
오늘 아침에 읽으면서 온 글
http://www.cine21.com/news/view/group/M555/mag_id/75406
"문제는 ‘집’을 지키는 것이다. <테이크 쉘터>가 house를 지켜야 home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머드>의 경우는 home을 지켜야 house를 지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home을 지키기 위해서는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지켜야 한다. 결국 문제는 사랑이다."
이런 귀여운 해석이나.
"그에게 침투했다가 빠져나간 독은 무엇인가. 소년은 이제 사랑에 대한 판타지(독)에서 벗어난 것일 터다. 어떤 감정의 순수한 원형 혹은 완벽한 전형이 존재한다는 생각이야말로 판타지의 핵심이다. 판타지는 현실을 혐오하게 만든다. 사랑의 판타지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사랑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들이 마음에 남았다.
Now Playing
Ground control to major Tom
Ground control to major Tom
Take your protein pills and put your helmet on
(Ten) Ground control (Nine) to major Tom (Eight)
(Seven, six) Commencing countdown (Five), engines on (Four)
(Three, two) Check ignition (One) and may gods (Blastoff) love be with you
This i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you've really made the grade
And the papers want to know whose shirts you wear
Now it's time to leave the capsule if you dare
This is major Tom to ground control, I'm stepping through the door
And I'm floating in a most peculiar way
And the stars look very different today
Here am I sitting in a tin can far above the world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Though I'm past one hundred thousand miles, I'm feeling very still
And I think my spaceship knows which way to go
Tell my wife I love her very much, she knows
Ground control to major Tom, your circuits dead, there's something wrong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ar me, major Tom?
Can you...
Here am I sitting in my tin can far above the Moon
Planet Earth is blue and there's nothing I can do
Gravity < Space Oddity
이번 우디 앨런은 참을 만했다. 지난번에 로마 위드 러브를 보고는 이제는 우디 앨런은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그래도 다음 작품은 극장에서 봐주기로. 홍상수는 잠시 쉬고 있는 중인데 둘이 번갈아가면서 봐야 하나. -.,-
애니매이션 사상 최고의 반전을 선사한 ㅋㅋㅋ Going Turbo?
엄마가 이 영화를 보고 한 코멘트가 인상 깊었다. 요즘은 소년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며,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아이들 같은 '소년'은 이제 없지 않냐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아이에서 바로 학생이 되지 '소년'이 되지는 않는다. 엄마가 한 말이라서 그런지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다.
영화 시작에서 버스에 타고 있는 송강호의 모습에서 바로 노무현이 보였다. 하나도 닮지 않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귀신같이 특징을 잡아 연기할까. 나중에 법정에서의 연기보다도 나는 초반 그 짧은 연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짜증을 내지 않고 봐줄 만했고, 안타까운 점은 굳이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실화가 아니'랬던가? 그렇게 말해야 하는 것이 참 그랬고. 피고인들을 지나치게 순진하게 (무려 피천득의 수필을 읽는 모임으로 그리다니) 그린 것.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 영화에 400만이 들고 있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그런 선택들이 다행이라고 생각함.
그리고 이명호 개인전 @ 갤러리현대
적어놓고 보니 보기는 여럿 봤는데 그냥 전반적으로는 so-so. 맘에 쏙 드는 건 하나도 없었군. 아숩다.
결국 12월에 본 것 중에 제일 '재밌었던' 건 헝거게임. Kermode가 팟캐스트에서 했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게 트와일라잇이 겁나 구리긴 했어도(한편도 보지 않았지만)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전세계적인 성공은 헝거게임을 위한 발판이 되어주었단 말이었다.
찾아보니 리뷰에 비슷한 말이 있다.
http://www.theguardian.com/film/2013/nov/24/hunger-games-catching-fire-review
Say what you like about the Twilight movies, but the mould-breaking model of an epic teen-oriented fantasy franchise that doesn't pander predominantly to a Boy's Own audience has had major repercussions for mainstream cinema. That the Hunger Games saga, with its ass-kicking, independent heroine and unusually grim subject matter, could become an international screen sensation is due in no small part to the much-maligned legacy of Bella Swan; no wonder Stephenie Meyer's all-important endorsements were splashed so prominently across the covers of Suzanne Collins's source novels.
이러고 보니 걍 요즘은 '잘'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단 생각도 들고.
131229 연말 알코올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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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는 주를 온통 알코올로 보내고 있다. 주초에는 선배들과 술을 마셨고,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아주 조용하게 칩거하며 지냈다. 목요일에는 회사 송년회, 금요일에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와인을 마셨고, 어제는 총파업에 갔다가 결국 또 반가운 얼굴들을 보고 청하를 10병+ 마시고 오늘 대낮에는 빈대떡에 막걸리를 한잔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목요일에 있었던 회사 송년회는 뜻밖에도 매우 즐거웠다. 나는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단순히 술을 진탕 마시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것도 퍽이나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술값을 신경 쓰지 않고) 폭탄주를 마구 제조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매일 딱딱하게만 보던 사람들이 술에 취해서 온갖 난동을 부리는 걸 지켜보는 것은 즐겁다. 쌍욕을 한다든지 폭력을 휘드른다든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주사가 아니라면 말이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매일매일 감정을 억누르고 서로를 대하는 사람들이 (어쨌든 매일 부딪히는 입장에서) 어느정도의 애착을 서로에게 보여주는 장면들을 보면 -그리고 내가 있는 회사는 그런 관계가 일반적인 회사보다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은 짠하기도 하고, 조금은 사람들을 더 개인으로 대할 수 있달까. 물론 어떤 아저씨들은 주사를 보고 애정이 반감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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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시청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에 노조와 함께 갔다. 몇달 전에 이런 집회들에 대해서 냉소적인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 글이 여전히 부끄럽긴 하지만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이런 클리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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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못되게 삐뚤어지고 싶은 생각이 날 때는 변영주 감독의 인터뷰를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우리는 공통점만 찾아도 살아가기가 힘든데.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너와 내가 어디가 비슷한 것인가'이다. '너와 내가 어디가 다른가'가 아니라 '너와 내가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가'를 찾는 것이 더 먼저라는 것이다. 그래야 '너의 어떤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 그것이 연동되어져서 나의 문제도 조금씩 나아지게 되는 것을 찾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손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다들 자기가 독특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무서워서 그러는 거다. 스스로 무리 안에 있으면서 그 무리에서 승리할 자신이 없으니까 자기는 독특하다고 하는 거다. 핵심은 승리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어 주는 거지, 애들을 가짜로 독특하다고 인정해 주는 게 아니다. 그러니 제발, 옆 사람이 나와 얼마나 비슷한가를 찾는 일, 아주 전통적인 언어로 '친구 찾기'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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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다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 거지, 라고 생각할 때 또 세상은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니 우리는 실험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오랜만에 한구석으로 치워놓았던 세계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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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김애란이 왜 이렇게 널리 사랑받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 집에 오는 내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집에 오자마자 <침이 고인다>를 뽑아들었다. 단편 두개를 다시 읽고 내가 김애란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재확인했다. 회사 가면 이것저것 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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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12월은 대부분 개판으로 보냈다. 지난번에 쓴 스케일링/선물/환불 중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짜파게티를 먹고 체를 해서 몇달 간은 짜파게티의 'ㅉ'도 보기 싫다. (놀랍게도 ㅉ만 봐도 속이 살짝 울렁거린다!) 요즘 무한도전을 너무 심하게 봐서 걱정이기도 하다. 근데 아직도 안 본 에피소드가 이렇게 많다니 너무 행복하다. ㅎㅎㅎ
나가기로 한 독서모임도 한번밖에 못 나갔고, 심지어 한 모임은 잠수를 타버리기도 했다. 흥청망청 무도를 줄창- 보고 시체처럼 잠을 자고. 그래도 달력을 보니 사람도 많이 만났고 술도 많이 먹었고. 이게 좀 하루 이틀 이렇게 살다보면 또 버릇이 되어버려서, 게다가 요즘은 집이 추워서 힘드렁...
새해에는 관성을 좀 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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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엉 세상 무섭게 잠을 자고 있다. 정말 동면의 신이 도래한 것인가. 왜 이렇게 자도 자도 잠이 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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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을 불러서 집들이 겸 송년회를 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옆에 누워서 자는 동안 C와 싸웠다. -_-
C는 항상 정곡을 찌르는 능력이 있어서; 싸울 때 항상 곤란한데,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여튼 나도 소심하게 복수를 했고, (내가 당한 게 얼만데.)
사실 자존심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나도 화가 났다. 니가 대체 뭔데!
정말 오랜만에, 감정이 안 좋게 싸운 일이라서 계속 신경이 쓰이지만
대화 로그를 다시 보기 싫을 정도로 조금은 진절머리가 난 상태다. 아 지금 생각해도 화가 난다.
벌써 3일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열불이 치솟는...
크리스마스 카드라도 보내려고 했더니만...
이라곤 했지만 카드는 보내려고 한다. 예쁜 카드가 생겨서.
으아아 정신분열 -_-
이런 "애증"도 지긋지긋하다. 다 그만두고 싶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