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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꿈을 꿨다. 꿈에서 나는 어쩐지 결혼을 해 있었고, 무려 임신을 했다. 굉장히 친절한 남편이었는데 나는 어쩐지 유산;을 해버렸다. 애를 낳으려다가 일반 병원에서 설비가 부족해서 새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 피가 났고 음 그래서 울고 불고 뭐 그런 얘기... 뱃속에 죽은 생명이 들어 있는 아주 그로테스크한 꿈이었다. 해몽 같은 건 하기도 싫구나 -_-
라고 썼다가 방금 검색을 해봤는데 오랫동안 공들인 일에 실패하는 꿈이라고. 아니 꿈이 안 좋으면 해몽이라도 좋든가... 간밤에 소파에서 잠이 들어서 웅크리고 잠들어서 온몸이 쑤신데다 기분도 너무 안 좋고 그래서 휴가를 내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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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 매일 맥주를 마셨더니 배가 뽈똑 튀어나왔다(원래 나온 데에 더해서!) 엄마가 사준 하몽을 안주로 소비하느라 그랬는데; 하몽을 먹자니 술 없이는 먹기가 곤란해서... 그 짠 걸 야금야금 거의 다 먹어버렸다. 하몽 너무 좋아ㅜㅜㅜ 짧은 시간에 아주 짠 red meat을 너무 많이 먹은 게 아닌가 싶지만; 정말 내 취향... 온라인으로 사볼까 싶다. (만들어볼까 검색했더니 고기에 염장을 해서 1~2년은 숙성시켜야 된다고... 뭐야 이 음식 무서워... 이렇게 말하면서 마지막 조각을 먹고 있다. 으헝 이 짠 맛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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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길을 걷다가(?) 머릿속에 '분홍 코끼리'라는 말이 떠올라서 검색을 해보니 음주 상태에서 보는 환각을 에둘러 일컫는 말이란다. (http://en.wikipedia.org/wiki/Pink_elephant) 잭 런던이 <존 발리콘>에서 처음 쓴 비유라고 한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번역은 안 돼 있음;
"Seeing pink elephants" is a euphemism for drunken hallucination, caused by alcoholic hallucinosis or delirium tremens. The first recorded use of the term is by Jack London in 1913, who describes one kind of alcoholic, in the autobiographical John Barleycorn, as "the man whom we all know, stupid, unimaginative, whose brain is bitten numbly by numb maggots; who walks generously with wide-spread, tentative legs, falls frequently in the gutter, and who sees, in the extremity of his ecstasy, blue mice and pink elephants. He is the type that gives rise to the jokes in the funny papers." London may have derived his metaphor from the 1890s saying "being followed by pink giraffes".
원래는 1890년대에 취한 상태를 표현할 때 '분홍 기린이 날 따라오는 것 같아'라는 말을 썼다는데, 잭 런던이 1910년에 코끼리라고 쓰면서 '분홍 코끼리'가 더 인기 있어졌다고.
덤보에 'Pink Elephants on Parade'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알콜을 마신 덤보가 취해서 분홍 코끼리들을 보는 장면이다. 취한 덤보 매우 귀여움. http://www.youtube.com/watch?v=RJv2Mugm2RI
특히 What'll I do? What'll I do? What an unusual view! 이 부분의 라임이 너무 귀여움 ㅎㅎㅎ
참고로 프랑스에서 판다느나 Pink Elephants 담배...
약간 싸구려 느낌이긴 하지만 예뻐! 펑크 스타일로 입은 언니야가 필 거 같다. 바닐라맛이라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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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락카칠도 해야 하고 창문에 커튼도 달아야 하는데; 대충 살 만해지니 나머지는 매우 귀찮아졌음. 역시 한달 되기 전에 전력을 다해서 했어야 하는디... 부엌 타일에 줄눈 작업도 아직 안 했고. 화장실도 좀 어떻게 해보려 했는데 올해 안에는 어렵지 않을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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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uitt-igoe
살펴볼 시간이 없어서 일단
* Pruitt-Igoe 관련 이코노미스트 기사 : http://t.co/DTRwcMLo
* Pruitt-Igoe 관련 다큐멘터리 동영상 : http://www.pruitt-igoe.com/
* 관련 논문 : The Pruitt-Igoe Myth (Katharine R.Bristol, UC 버클리대 교수) :
http://www.pruitt-igoe.com/temp/1991-bristol-pruitt-igoemyth.pdf
(출처 http://ergosum94.egloos.com/203171)
131029 마감, 소비에 대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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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했드아! 실은 저번주에 했구먼요. 마감이 이렇게 좋은 건 줄 몰랐다. 크로스 보면서 일정 늦춰지고 이럴 때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힘들어서 일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일 못하겠다 나는 왜 이렇게 일을 못하나 이런 자학만 계속 하다가 에라이 모르겠다 fuck this shit 이런 마인드가 되어버렸다
(금요일 5시 45분쯤이 되면 이 짤방이 저절로 생각남)
여튼 무려 차례에서 실수를 하나 하긴 했지만 뭐 별로 심각한 건 아니고 (실은 내가 열번을 봤어도 절대 잡을 수 없었을 것 같은 실수라서) 별로 신경도 안 쓰인다. 그래도 가제본 확인할 때는 심장이 떨려서 나 원...
여튼 입사 1주년도 첫 책(?)도 자축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빨리 친구들을 초대해서 영화제를 하고 싶다 ㅎ_ㅎ
마감한 날 너무 잉여하고 싶어서 회사에서 눈치 불구하고 이런 것을 만들었다. 원래는 포토샵 열면서 원대한 포부가 있었는데 실행에 옮기려니 너무 어려워서(결정적으로 귀찮) 대충 15분만에 만들고 때려치웠음. 해서 언뜻 보면 괜찮아 보이나 3초만 들여다보면 매우 대충 만들었다는 것이 들통나는... '제1회'라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발전하는 포스터를 선보이겠나이다
항상 나는 머릿속으로는 풀코스밀을 준비하는데 실제로 준비력이 부족하여 이렇게 돼버린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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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미리 추천사라도 받아놀걸 하고 재교 때부터 후회했다. 돌이켜보니 그때 시도했어도 별로 늦지 않았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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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스페인어 수업을 재개하겠다! 지긋지긋한 집 알아보기와 이사와 마감이 끝났으니. 무려 8일이나 남은 연차도 적어도 5일은 쓰려고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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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좋았다가 싫었다가... 오늘 같이 으스스한 날씨가 최악인 것 같은데(그런 의미에서 북부 잉글랜드의 날씨는 최악이라 하겠다) 알고 보니 스모그라고 함. 그러취 역시 스모그의 고장 영국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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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소개팅하기로 한 사람에게 연락이 왔는데 매우 짜증나는 말투와 화법을 구사해서(뒷담화 죄송요) 애초에 거절했어야 하는데 하고 후회하고 있던 참에 C에게 연락이 와서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이래서야 가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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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한껏 물욕을 뽐내다가(물욕을 뽐냈다기보다 그래봐야 이슬람의 보물들 도록을 보면서 이런 것이 좋다고 한 것뿐인데!) "**씨 불행해지겠는걸?"이란 말을 들었다(눈이 높아서 그렇다는 의미였다). 악의가 있는 발언은 아니었지만 하마터면 "아닌데! 없어도 불행하지 않을 수 있는데!"(정형돈 톤으로)라고 말할 뻔했다.
월급이 한달 한달 들어올 때마다 나는 가진 것이 점점 많아진다. 나는 매주 책을 사고, 매달 옷을 산다. 지난달에는 필름 카메라를, 이번달에는 예쁜 소파를 샀고, 예쁜 커튼과 침구도 사고 싶다. 작년 가을부터 사고 싶었던 구두도 있고(여태 안 산 것이 과연 선명한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심심하면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서 뭐 살 거 없나 보는 게 아주 습관이 되어버렸다.
좋은 것을 가지고 싶은 욕망과 언제라도 이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다짐 사이의 갈등이 나를 괴롭힌다. (이걸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다짐. 가끔 스스로에게 C를 만나지 않았어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묻는다.) 이번에 소파를 원래 사려고 했던 것보다 15만원 비싼 것을 사면서도 나중에 내가 다른 곳에 가게 되면 엄마 집에 가져다놓을 수 있다며 자신을 설득해야 했다.(물론 나를 설득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빠른 합리화와 신속한 결제!
돈을 적게 벌어도 잘 살 수 있도록, 내가 지금 가진 것을 가지지 않아도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지 않을 수 있을까? 적어도 지금은 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그냥 악다구니인지, 진심인지 잘 모르겠다. 소비에 대한 이런 내 양면적인 태도는 내가 여행지에 가서 느끼는 감정과도 일맥상통한다. 라오스에서 '개념 있는 여행자'이고 싶어하는 것이나 비슷한 거지 뭐. 소비는 소비대로 하고 올바르기는 또 마음대로 올바르고 싶은 건데, 내 쓸데없는 고민을 들은 Y언니는 '진짜로 돈이 없으면 괜찮다'라고 일갈했다.
말은 맞는 말이다. 내가 돈이 없었으면 라오스에서 비싼 음식을 사먹으며 굽신거리는 라오스 종업원들에게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었겠지. 근데 여튼 나는 돈이 있다. 돈도 있고 욕심도 있다. 있는 걸 어떡하나? 이건 사실 검약에 대한 강박이기도 하다. 소비라고 하면 일단 부정적인 느낌이 드니까. 나는 종종 남들에게 내가 검소한 척을 한다; (나는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성장기에 집에 돈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따위 강박이 생겨서-_-)
뭔 소리를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여튼 뭘 사는 건 너무 어렵단 말이다!
게다가 어차피 살 거면서 이런 고민을 하면 소비의 즐거움까지 반감된단 말이다!
그러니까 내 질문은
좋은 소비가 뭘까?
131024 빅 씽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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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를 마치고 회사에서 이것저것 검토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유튜브에서 지젝의 이런 동영상을 보고
Big Think가 뭐지? 테드 같은 건가... 하면서 들어가보니 이런 동영상이 있었다.
"Big think edge is the only forum on youtube designed to help you get the skills you need to be successful in a rapidly changing world."
듣고 토할 뻔. <성공을 위한 3분 인문학> 이런 건가... (대부분의 동영상은 2분도 채 안 된다!) 잡티 하나 없이 하얀 배경에 저명한 철학자, 기업가, 경제학자... 등이 나와서 '당신의 커리어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채널이랍니다! 와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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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요즘은 모든 게 지겹다. 지젝의 "Why be happy when you can be interesting?" "Optimism of Melancholia" 이런 것도 '예상 가능한 말'로 들린다. 새로운 것 없을까.
131015 힉스 입자, 나이젤 홈스
힉스 입자를 발견한 앙글레르 교수와 피터 힉스에게 노벨 물리학상이 돌아가고
뉴욕 타임즈에서는 이르케 멋있는 인포그래픽(?)을 보여줌 ㅎ_ㅎ
어익후 정말 이렇게 뒤처져서야...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3/10/08/science/the-higgs-boson.html?smid=pl-share
Graphics by Nigel Holmes
http://nigelholmes.com/
http://www.amazon.com/Wordless-Diagrams-Nigel-Holmes/dp/1582345228
이 책도 구경하고 싶은데 어디서 볼 데 엄남@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