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모어백 / 선결




천가방 전문 온라인숍이라니, 멋지지 않은가!

천가방 매니아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곳이 될 듯.

천가방이란 게 사도 사도 또 사고 싶은 것이라, 원모어백이라는 이름도 딱 적당해.

아직은 딱 맘에 드는 게 없지만 가끔 들어가서 체크하게 될 것 같다. ㅎ_ㅎ


onemorebag.kr





*


오늘 웨이브 글에서 발견한 선결 앨범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거기서 연결된 김밥레코드 대표의 글도 재밌게 읽었고.


선결 앨범이 참으로 좋아서 반복해서 듣고 있네.

지금 듣는 EP도 좋고. 




새로 나온 정규앨범에 속한 곡들도 좋다.




앨범을 사야겠다. 앨범 제목도 멋져.

[급진은 상대적 개념]



끝.


140114 건강상담, 채식


건강상담! 콜레스테롤이 260대로 떨어졌다!

구성원이 80명이 넘는 회사에서

몇달에 한번씩 간호사의 면담 신청을 받는 대여섯명 중 하나에 속한다.

아아 이놈의 가족력. 이사님 쪽지 받을 때마다 민망하구먼.

지난달에 방만한 식생활의 결과로 300이 넘어서
기계 계측 범위를 넘어섰던 걸 생각하면 -_-
(드래곤볼 베지터의 전투력 측정 안경이 깨지는 느낌...)
이 정도면 양호하지 암.

물론 2년 전보다는 높은 수치고 지난해 건강검진과는 비슷하지만.
아마도 지난달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은

C한테 맛난 걸 먹이겠다는 의무감에 이래저래 외식도 많이 하고,

배달 음식도 많이 시켜먹고, 고기도 많이 먹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둘이 식성이 상극이라 밥을 해먹는 건 늘 고역이다.
단 것, 고기고기, 치즈치즈를 사랑하는 지극히 서양인 입맛에
나물과 현미밥을 먹일 수는 없으니... 물론 주는 대로 먹기는 하지만.
둘 다 먹을 수 있는 내가 아무래도 맛있고 덜 건강한 음식을 먹게 된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이 아니니 요리도 하기 싫고, 주로 시켜먹거나 나가서 먹었다.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이 아깝기도 했고...

C가 돌아가고 나서는

집에서는 육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되도록 간단한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12월 말에 요가도 시작해서

(내 기준에서는) 준수하게 운동을 하고 있다.

제일 좋은 것은 요가에 일말의 애착이 생긴 덕분에 요가를 '가고 싶다'는 것.

실제로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가야 한다는 크나큰 장벽을 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어쨌든 덕분인지 콜레스테롤 수치가 다시 떨어졌다.
떨어졌다고 해도 160에서 220mg/dl 사이가 정상범위지만;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삼촌도 모두 고지혈증을 달고 살면서
약으로 관리해서 문제없이 살고 계시니 사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3대에 걸친 임상실험으로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없고 ㄲㄲㄲ
약을 먹는 게 귀찮아서 싫을 뿐. 


사실 식단 조절이나 운동을 아무리 해봤자

나처럼 가족력 고콜레스테롤혈증인 경우에는 소용이 없다.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고

갖가지 영양제에 보양식에 운동도 빡세게 하는 건강왕 아빠 曰

"먹는 거 조절해봐야 소용 없다. 약 먹는 게 장땡이다."


매일매일 치킨에 고기를 먹는 것은 큰 문제가 되겠지만

내가 매일매일 나물에 현미밥만 먹고 달리기를 한시간씩 한들

(그럴 수도 없을 뿐더러!) 정상범위까지 수치가 떨어지는 것은 요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채식 식단에 깊게 빠져
밖에서는 고기를 먹을 기회가 생기면 열심히 맛있게 먹지만
(여전히 고기는 사랑하니까. 며칠 전에 먹은 등갈비가 아른아른.)
집에서는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다.

일단 고기를 안 먹으면 먹고 나서 몸이 가벼운 느낌이라 좋다.
물론 제대로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이건 먹은 것도 아니고 안 먹은 것도 아니여...
상태가 되어서 곤란하기는 하지만.

병아리콩과 현미밥과 두부와 곤약 같은 것들이 주로 내 입맛에 맞는 재료들인데,

담백하고 고소한 것을 좋아하는 입맛이라 다행이다 싶다.
입맛에 안 맞으면 먹어야 해도 못 먹을 텐데.

그래서 기승전쇼핑!
어제는 아이허브에서 오트밀과 병아리콩 등 식재료를 사쟁였다.
오트밀이 꼭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다.

먹기가 간단항게로...



얼어붙은 시 / 황학주

얼어붙은 시

/ 황학주

한 사람의 젖어가는 눈동자를
한 사람이 어떻게 떠올리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거를 잊지 말자
파탄이 몸을 준다면 받을 수 있겠니

숨 가쁘게 사랑한 적은 있으나
사랑의 시는 써본 적 없고
사랑에 쫓겨 진눈깨비를 열고
얼음 결정 속으로 뛰어내린 적 없으니
날마다 알뿌리처럼 둥글게 부푸는 사랑을 위해
지옥에 끌려간 적은 더욱 없지

예쁘기만 한 청첩이여
목이 떨어지는 동백꽃처럼 좀 아프면 어때
아픔은 피투성이 우리가 두려울 텐데

순간마다 색스러워질 수 있는 것
그 모든 색 너머 투명한 얼음이 색색으로 빛나는,
색이 묻어나지 않는 색의
기쁨인 그것들

우리는 대못 자국 같은 눈빛이
맑디맑게 갠 다음 무엇을 보는지
여간해선 짐작 못한다


Roger Davidson & David Finck - Les Parapluies De Cherbourg



동사무소에 가자 / 이장욱

동사무소에 가자 / 이장욱

동사무소에 가자
왼발을 들고 정지한 고양이처럼
외로울 때는
동사무소에 가자
서류들은 언제나 낙천적이고
어제 죽은 사람들도 아직
떠나지 못한 곳

동사무소에서 우리는 전생이 궁금해지고
동사무소에서 우리는 공중부양에 관심이 생기고
그러다 죽은 생선처럼 침울해져서
짧은 질문을 던지지
동사무소란
무엇인가

동사무소는 그 질문이 없는 곳
그 밖의 모든 것이 있는 곳
우리의 일생이 있는 곳
그러므로 언제나 정시에 문을 닫는
동사무소에 가자

두부처럼 조용한 오후의 공터라든가
그 공터에서 혼자 노는 바람의 방향을
자꾸 생각하게 될 때
어제의 경험을 신뢰할 수 없거나
혼자 잠들고 싶지 않을 때
왼발을 든 채
궁금한 표정으로
우리는 동사무소에 가자

동사무소는 간결해
시작과 끝이 명료해
동사무소를 나오면서 우리는
외로운 고양이 같은 표정으로
왼손을 들고
왼발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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